지난해 11.1조원 발행, 전년比 155.7% 증가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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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4만 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 지수에 기반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현재가 닛케이 ELS 투자적기”라고 셜명하는 반면, “이미 고점 수준”이란 의견도 있다.

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닛케이225는 3만9900선에서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7% 이상 올랐고, 앞선 4일에는 오전 장중 4만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기록했다. 닛케이 지수가 3만8000선 이상을 웃돈 건 34년 만에 처음이다.

도요타와 스바루, 미쓰비시, 어드반테스트, 도쿄일렉트론 등 자동차·반도체 종목 등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증시 내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은 62.2%다. 47.1%였던 2022년 말과 비교해 15.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PBR은 순자산 대비 시가총을 계산해 산출된다. 통상적으로 1배수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로 분류된다.

시장에선 중국의 성장을 제약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일본에게 우호적인 환경으로 조성된 것으로 해석한 목소리가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정을 위해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양산하는 장비 비율은 전반적으로 낮아 결국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일본 전공정 업체들의 중국 비중 확대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제공.
유안타증권 제공.

이 때문에 국내에선 닛케이 지수를 바탕으로 운용하는 ELS가 조명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닛케이22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금액은 11조17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155.7%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현재도 닛케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판매 중이다. 최근 홍콩 ELS 손실 사태를 계기로 다수의 시중은행이 관련 유형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과 대조된 모습이다.

다만 ELS는 상품 특성상 향후 기초자산인 닛케이 지수가 하락했을 때 조기상환이 지연되는 등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증시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3분기 대비 0.1% 떨어졌다”며 “앞선 3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8% 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일본 경제는 침체에 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슈퍼 엔저가 수입물가 상승을 야기했고, 이는 결국 일본 소비시장의 회복을 제약했다”며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이 누차 강조하고 있는 임금상승률이 아직 목표만큼 인상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도 소비에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마케팅팀장은 "ELS는 기본적으로 지수나 종목 등 해당 기초자산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약속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라며, "지금 입밖에 내기 어려운 분위기지만 실제로는 H지수가 부담없는 수준으로 내려온 홍콩ELS가 투자자 입장에서 더 가입하기 편안한 상품이고 오히려 다른 나라 지수들은 신고점을 뚫는 상황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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