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100억원 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br>
100억원 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의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집안 문제로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를 총 545억원에 인수토록 해 효성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 등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갤럭시아포토닉스에 지원된 자금이 다른 목적으로 빼돌려졌는지 여부 등을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30일 참여연대 측 관계자를 불러 고발 근거 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아울러 본사 및 효성 관계사 4개소, 관련자 주거지 4개소 등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효성그룹이 건설 사업에서 불필요한 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효성그룹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은 억측에 불과하다"라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해 효성그룹 건설부문 박모 상무를 구속하기도 했다. 유령 회사를 이용해 일명 '통행세'를 챙긴 혐의 등으로 조 회장 측근 홍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두 차례 기각 결정을 받았다.

아울러 조 회장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20~30대 여성들을 촉탁직으로 채용해 수천만원의 연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출석할 경우 이 같은 의혹 전반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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