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성김, 합의문 등 의제 최종 조율
결과 따라 정상회담 성패 좌우될 듯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하루를 남겨두고 '의제' 실무협상을 적극 펼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첫 실무협상을 시작한 이래 이날까지 모두 7차례 만났다. 최종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비핵화 시간표를 놓고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실무회담을 마친 후 성김(왼쪽)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나서고 있다. 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실무회담을 마친 후 성김(왼쪽)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나서고 있다. 뉴시스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11일 오전 10시께부터(현지시간)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미국국장 대행이, 미국 측에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담당관과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함께 했다. 

양측 인사 모두 이번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미국 측은 판문점 실무협상에 모두 참여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북한 측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대변했다. 

양측 정상은 비핵화 목표 달성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지만,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서는 이견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양측이 당초 4차 실무협상에서 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던 판문점 실무협상을 2차례나 더 진행하고, 싱가포르에서 회담 전날까지 접촉을 이어가는 것은 앞선 실무협상에서 쟁점을 많이 남겨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측이 '단계적 동보적' 비핵화를, 미국 측이 '일괄타결' 방식 비핵화를 주장하며 시작된 의제 실무협상에서 진전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거라고 밝힌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 측에서는 경제총력 노선의 성공적 출발에 필수 조건인 '제재 해제'를 관철하려고 하면서 양측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통상 정상회담은 개최 전 90% 이상의 합의를 이룬다는 게 외교가의 정설이다. 다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여전히 적지 않은 쟁점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마지막 의제 실무협상이 이번 정상회담 성패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 입성한 상태인 만큼 쟁점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세부적인 부분은 뒤로 미뤄두고 선언적인 비핵화 합의를 도출하는 선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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