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김정은기자] 일본은 일명 '이지매(집단 따돌림)'라고 불리는 학교폭력이 10년 전부터 큰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 학교폭력 상담에 스마트폰 앱 '스톱잇(STOPit)'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확대되며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스톱잇은 10월 현재 일본 내 173개 (학생수 총 약 6만 1000명) 학교에 도입됐다. 일본 언론에서도 도입 사례의 긍정적 효과를 중심으로 여러 번 소개되기도 했다. 

왕따 상담앱 스톱잇은 사실 2014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왕따 피해자나 목격자가 익명으로 메시지를 보내 수신자인 학교 혹은 교육위원회와 상담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채팅형식의 익숙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과 동영상도 전송 가능하다. 이용을 위해서는 학교 등 조직 단위의 사전 계약이 필요하다. 익명을 통해 고발자를 보호하면서도 상담자 학교와 학년 등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스톱잇재팬의 다니야마 대표
스톱잇재팬의 타니야마 대표

도쿄에 위치한 IT회사 '스톱잇재팬'의 타니야마 다이자부로(谷山大三郎·35) 대표는 "교육 현장에서 왕따를 없애고 싶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실제 왕따 피해자이기도 한 그는 2015년 스톱잇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일본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개발자와 협상을 거쳐 일본 총 대리점인 스톱잇재팬을 설립하고 2016년 4월 일본어버전을 출시했다.     

치바현 카시와시는 지난해 5월부터 공립 중학교에 스톱잇을 도입한 후 전화/메일 접수와 비교해 왕따 상담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타니야마 대표는 "전화나 메일 상담은 청소년에게 (심리적) 장애물이 높다. 모바일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스톱잇은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앱을 일본에서 최초로 도입한 오사카의 하고로모학원 중학교의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을 때 '스톱잇으로 신고하겠다'고 말할 수 있어 사전 예방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스톱잇을 도입한 나라시에서는 한달만에 사이버폭력 사례만 17건 접수됐다.

최근에는 학교 등의 교육 기관뿐만 아니라 기업 및 병원의 문의도 늘고 있다. 타니야마 대표는 "스톱잇은 어디까지나 왕따를 방지하는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교실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한 개개인의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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