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횡령 배임' 혐의와 관련한 파기환송심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며 미소를 짓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로 사익편취를 한 태광그룹에 대해 조속한 제재와 함께 강력한 처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는 17일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경제민주화넷,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한국투명성기구, 민주노총 서울본부, 바른미래당 채이배 국회의원 등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공정거래위원회 태광그룹 일감몰아주기 혐의 제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에 따르면 태광그룹과 그 계열사는 이호진 오너 일가가 100% 소유한 계열사 '티시스'와 '메르뱅'에서 내부거래로 김치와 와인을 구매하는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에 일조했다.

티시스의 2015년 내부거래 비중은 76.6%였고, 티시스는 2016년 458억원의 영업이익과 2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참여연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은 김치, 와인, 커피, 상품권 등 일감몰아주기를 일삼는 태광그룹을 '계열사 부당지원 및 일감몰아주기 혐의' 등으로 지난 2016년 8월과 2017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공정위와 금융감독원에 고발했다. 

해당 고발 사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흥국화재 등에 계열사 대주주 부당지원 등으로 기관경고 제재를 내렸다.

이와 달리 공정위 사무국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지난 2월에 개최된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정상가격 산정 등 추가 심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심사 명령이 내려져 지금까지도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공정위 사무국은 관련 자료를 이미 보완해 전원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는 "공정위 전원회의는 '태광그룹과 계열사의 사익편취'를 조속히 심사해야 한다"며 "경제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태광그룹의 범죄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결정하고, 즉각 검찰에 고발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부는 특히 지난 2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재심사 결정이 내려진 점을 주목, 심각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배임·횡령 혐의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이호진 전 회장 측에서 대법원 판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공정위에 재제 연기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도 난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태광그룹과 계열사들은 김치, 와인 구매 등의 일감몰아주기 외에도 사회단체 기부를 통한 탈세 혐의, 티시스의 휘슬링락 골프장을 이용한 4300명에 달하는 전방위적인 정관계 골프로비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태광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수십억이 넘는 휘슬링락 회원권과 고액상품권을 판매하며 80억 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태광그룹 등의 범죄행위는 매우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강력한 법집행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태광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할 때만이 공정위에 대한 로비설을 일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경제검찰은 과거 재벌 봐주기를 위한 무딘 경제검찰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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