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업계 간담회...성윤모 "부품기업 최대 지원"
업계, 유동성·세제지원·내수진작 등 대책 마련 촉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인해 수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부품업체와 협력업체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업계가 정부에 유동성 지원과 추가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소관 정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회에서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 등 이중고를 겪는 자동차업계와 정부가 현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과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송호성 기아자동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 등 5개 완성차업체 대표, 1·2차 부품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완성차와 부품업계 대표들은 정부에 신규 유동성 지원과 추가적인 내수 진작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4개월 동안 감당해 내야 하는 자금 규모는 42조원에 이른다. 수출과 공장 운영 등을 위한 단기차입금이 17조원 정도이며, 3∼4개월 동안 필요한 인건비 등 고정비가 25조원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는 이 중 10조원 가량은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지만, 나머지 32조원가량은 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재무상태가 열악한 협력업체들이 대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위해 담보나 신용도를 따지는데, 상황이 어려운 업체는 회사 신용도로는 대출받기 어려워 회사채나 어음 할인이 안 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완성차 5개사, 1·2차 협력사 등 대표가 모인 간담회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지원 요구가 제기됐다.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 혹은 유예해 달라는 건의와 환경규제 완화,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 등 요구도 나왔다.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된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 기준 완화 주장도 있었다.

수출 회복 전망도 밝지 않다. 앞서 자동차산업연합회는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4월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 수출은 12만6589대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3% 감소할 전망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성 장관은 간담회에서 "과거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용 배선 뭉치) 수급 차질 사례에서 보듯 한두 개 부품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동차 생산 전반이 타격을 받게 된다"며 "정부는 그동안 발표한 대책을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완성차 기업들이 새로 출시한 신차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최근 쌍용자동차,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노사관계도 안정적인 상황이므로 코로나 사태만 진정되면 한국 자동차산업이 신속하게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오원석 현대기아차 협력회 회장은 “약 1시간 30분 간담회에서 부품업체들과 완성차 업체들이 산업부 장관 앞에서 내세운 목소리는 바로 유동성 지원”이라며 “만약에 몇 달내에 자동차 업계에 유동성 지원 없으면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업계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종합해 조만간 정부 차원의 자동차 지원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