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 노동조합 결성
"LG 렌탈사업 성황에도 매니저 기본권 없어"
LG "매니저들, 자회사와 계약한 개인사업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도 노동자에 해당하는 만큼 기본권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도 노동자에 해당하는 만큼 기본권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LG전자가 소비자에 렌탈(대여)하는 생활가전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관리하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방문점검노동자)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LG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도 노동자에 해당하는 만큼 기본권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LG케어솔루션지회는 지회에 속한 3900여명의 매니저들이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렌탈제품의 유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지금까지 노동자로 취급받지 못해 시간외수당, 연차휴가, 4대 보험 등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박탈당한 특수고용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경선 금속노조 서울지부장은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지금까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최저시급도 못 받아왔다”면서 “실질적인 업무 지시는 LG전자에서 나오는 만큼 LG전자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LG케어솔루션지회에 따르면 매니저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곳은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션이다. 노조는 실질적인 업무 지시가 LG전자에서 나온다고 보고 LG전자와 하이엠솔루텍 두 곳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LG케어솔루션지회는 LG전자와 하이엠솔루션이 불합리한 계약과 함께 매니저들의 노조가입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장(사진 가운데)이  LG케어솔루션지회의 입장을 설명 중이다. [신용수 기자]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장(사진 가운데)이 LG케어솔루션지회의 입장을 설명 중이다. [신용수 기자]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장은 “LG케어솔루션 사무소의 소장이나 팀장이 전화 등을 통해 매니저들에게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가입 시에는 해고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이 다수의 사무소에서 유포되는 것으로 보아 LG전자와 하이엠솔루션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문준호 LG케어솔루션지회 사무장은 “기존에 LG케어솔루션을 모집할 당시만 해도 영업은 신경쓰지 않고 렌탈제품의 유지관리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면서 “신규 영업, 목표 영업량 할당을 통한 압박 등에다가 영업실적이 저조한 매니저는 수수료를 올려버리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LG케어솔루션지회는 LG전자와 하이엠솔루션을 상대로 ▲등급제 폐지 ▲영업압박 폐지 ▲연장수당 및 휴일 수당 지급 ▲유류비 지급 ▲산재보험 가입 및 보험료 회사 부담 등을 요구하고 있다.

LG케어솔루션지회는 “LG전자의 자회사 하이엠솔루텍과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근로계약이 아니라 업무위탁계약서에 불과하다”면서 “LG전자는 업무위탁 계약이라는 꼼수를 통해 회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이엠솔루텍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이 회사는 LG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모든 판단은 LG전자가 해야 할 것”이라면서 “LG전자는 법에 따라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게 LG케어솔루션 매니저와 사측간 쟁점 사항은 LG케어솔루션 매니저의 근로자 판단 유무, LG전자의 실질적 업무지시 등으로 정리된다. 다만 계약관계와 쟁점 사항 등이 얽혀 있는 만큼 쉽사리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라며 “렌털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2009년에 렌탈 사업에 진출한 이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 케어솔루션을 선보인 이후, LG전자의 렌탈 사업은 지난해에만 4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크게 성장 중이다. 가구 구조 변화에 따른 절대적 가구 수 증가와 환경 가전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 덕분이다. 이에 렌탈제품을 관리하는 인력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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