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역대 최고
최태원 바이오 투자 결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회장이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바이오팜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만 약 31조원을 끌어모으면서 국내 기업공개(IPO)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에 막대한 돈이 모이면서 최태원 SK회장이 수십년 전부터 바이오 부문에 쏟아온 노력이 이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3, 24일 양일에 진행된 SK바이오팜의 일반 청약 물량인 391만5662주에 대해 총 12억6485만3070주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청약 경쟁률은 323.02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총 30조9899억원이 모집됐다. 이는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이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30조649억원3000만원) 기록을 웃도는 금액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2014년에 진행한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574만9990주 모집에 11억2057만3920주의 청약이 들어오며 19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SK바이오팜은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청약 기록을 새로 썼다.

SK바이오팜은 SK지주회사의 바이오·제약 사업 부문이 지난 2011년 독립해 설립한 글로벌 신약 개발 업체로 SK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설립 때부터 글로벌 신약 시장을 노리고 중추신경계 분야를 겨냥해 뇌전증 분야의 신약개발에 몰두해왔다. 그 결과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수면장애 치료신약 '솔리암페톨'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NDA 승인을 받고 출시했고 주력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도 지난 5월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술 수출 없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상업화 단계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라는 평가다.

총 공모 금액은 9593억원으로 지난 2017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약 1조88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이다.

이렇듯 SK바이오팜의 성과는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 최 회장은 바이오를 미래산업으로 평가하며 수십년간 투자를 단행해왔다. 특히 SK는 SK바이오팜의 출범 이후 8년간 연구개발비로 4800억원을 투입했다. SK바이오팜도 신약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최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천~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이에 최 회장의 뚝심이 없었다면 바이오팜의 흥행도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평가다.

SK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왔다. 이는 최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회장도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공시 출시 소식에 "대한민국 최초로 전 과정을 독자 개발한 제품이 FDA 승인을 받고,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며 "세노바메이트는 혁신신약 개발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사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7월 2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SK바이오팜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중추신경계 질환 및 항암 분야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음해에는 뇌종양 신약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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