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선임을 비롯한 사외이사 선임과정에서 윤종규 현 회장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서 하나금융그룹과 더불어 두 번째 지배구조 개편의 포석을 깔았다.

현직 금융지주회장의 회장선임과 사외이사 선임 참여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로 지적해온 사항으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KB금융과 하나금융 회장의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참여와 관련해 경영유의를 통보한 바 있다.

5일 KB금융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현직 회장을 제외하는 규정 정비안을 오는 8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현직 회장과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는 상시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차기 회장후보군과 계열사 대표 후보 관리(경영승계 계획 수립 등)를 동시에 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KB금융지주는 기능에 따라 회추위와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로 분리하고 회추위 운영은 ‘현직 회장 배제, 사외이사 전원 참여’를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이는 KB노조가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권(소액주주의 주총 의안 제출 권리)을 통해 요구하려던 사안이기도 하다. 대추위는 기존과 같이 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비상임이사,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도 회장이 연임 의사가 있을 때는 위원회에서 빠지도록 돼 있지만 ‘셀프 연임’(회장이 사외이사를 뽑고, 그 사외이사가 회장 연임에 찬성)의 오해 소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규정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길들이기 전략이 먹힌 셈”이라며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CEO를 위원회에 포함시킨 것은 회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인데 사실상 백기투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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