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32차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올림픽 주최국 정상 자격으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평화올림픽으로서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IOC가 보내 준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 경포호텔에서 열린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 경포호텔에서 열린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평창올림픽 개말을 알리는 IOC 총회 개회식에는 IOC 위원 등 모두 9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김명수 대법원장·이진성 헌법재판소장·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 내외가 모두 참석했다. 여야 당대표·원내대표도 모두 초청됐다. 

남한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등 관련 정부 인사와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북한에서는 장웅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 축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은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시작"이라며 "이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 더 나아가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면 우리 모두는 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올림픽 유산'을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벅찬 성취를 위해 나는 이 자리에서 IOC는 물론이고 일본·중국·아시아 모든 나라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IOC 페루 총회와 관련해 "'올림픽은 모든 정치적 갈등을 넘어서는 것이며, 대화와 희망과 평화의 상징'이라고 강조하면서 'IOC는 북한의 출전을 지지하며 북한 선수들의 출전 자격과 관련해 지원할 수 있다'고 바흐 IOC 위원장이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 "나와 우리 국민들은 그때 평화올림픽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그 후에도 IOC는 상황이 어려울 때에도 대화와 평화가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거듭해서 확인해줬다. IOC의 협력과 활약이 평창 평화올림픽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여러 나라에서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염려했다"며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평화올림픽도 많은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상상처럼 여겨지곤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염려는 사라졌고 상상은 현실이 됐다.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며 "북한 선수단의 참가 규모도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다. 남북한이 개회식에 공동입장 하고,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북단일팀이 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IOC와 대한민국은 우리가 함께 노력해온 평화롭고 안전한 올림픽의 개막을 눈앞에 두고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며 "정말 멋지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IOC총회 개회식에서 공연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IOC총회 개회식에서 공연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겨울에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특성과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던 6·25전쟁을 연결지었다. 과거 전쟁의 아픈 경험에서 벗어나 평화를 추구하는 현재의 상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겨울 축제가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데 특별한 의미를 느낀다. 한국의 겨울은 바람도 매섭고 눈도 많이 내린다"며 "68년 전 한국인들에게 이 겨울은 너무나 큰 슬픔이고 아픔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고, 가족을 잃어야 했다"며 "제 부모님도 그 중 한 분이었습니다. 모진 추위와 싸우며 생사를 넘나든 그 해 겨울은 한반도에 깊이 새겨진 아픈 역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단된 국가, 전쟁의 상처가 깊은 땅, 휴전선과 지척의 지역에서 전 세계를 향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시작된다"며 "나는 이 사실이 우리 한국인뿐만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 모두의 기쁨일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이 열어갈 새로운 지평,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겨울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평화의 새로운 희망을 전했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탁월한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이 평창올림픽과 대회 이후의 모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과 IOC의 우정이 더 깊어지길 바란다. 세계는 곧 강원도의 겨울 속으로 들어간다"며 "우리 모두 한걸음 더 평화로 나아간다. 여러분 모두 평창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이 강릉아트센터에 입장한 이후 올림픽 찬가 제창→애국가 제창→개회사(이희범 위원장)→축사(이기흥 체육회장)→환영사(바흐 IOC 위원장)→축사(문 대통령)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IOC 총회 개회를 축하하는 문화공연이 약 40분간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화합과 평화의 바람'이라는 제목 아래 우리 고유문화와 정서로 세계인과 소통하고 나아가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평화와 화합이 연출됐다.

화색·화기·화합·화락·화풍 등 총 5막으로 구성됐으며 태권무예와 아이돌 그룹 빅스(VIXX)의 K-POP과, 김덕수 사물놀이의 공연 등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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