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경기 용인 수지에서 마지막으로 개발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현장이 고분양가 논란에 휩쌓였다. 지난해말 분양을 예고했지만 차일피일 일정이 연기되면서 청약자들 사이에서는 고분양가 책정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김모(35)씨는 결국 현실화된 고분양가 책정에 실망감이 가득해 보였다. 

성복역 인근의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예상했던 분양가보다도 더 높다"며 "발코니 확장비와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바로 옆 광교 수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 단지의 평균분양가는 3.3㎡당(전용 84㎡·5층이상 기준) 1804만원, 발코니확장 및 기타옵션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1900만원대다. 바로 옆 광교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3.3㎡당 1960만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배짱분양이 명백해 보인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건설현장.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건설현장.

일각에서는 수지구 일대 신분당선 역세권 분양권 웃돈(프리미엄)과 파크나인의 입지 등을 고려할 때 흥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천역 인근 H 부동산 관계자는 "인근에서 가장 비싼 '롯데캐슬 골드타운'의 분양권 웃돈이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며 "가격만 놓고보면 파크나인의 웃돈은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2015년 분양한 골드타운의 평균분양가는 3.3㎡당 1540만원, 총 분양가는 5억~6억(전용 84㎡ 기준)으로 현재는 최고 7억20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분양가를 지적하면서 청약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성복역까지 5분거리라고는 하지만 단지가 구릉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10여분은 잡아야 한다"며 "골드타운의 경우 초역세권으로 웃돈이 억대를 넘어섰지만 파크나인이 골드타운처럼 웃돈이 붙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고분양가와 함께 분양일정을 차일피일 미뤄온 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냉랭하게 만들며 청약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수지구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로 집값 상승기류가 뚜렷해진 만큼 시행사인 한국토지신탁이 고분양가 책정을 위한 꼼수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의 견본주택 내 모형.  아파트 단지 경사지에 자리한 건설현장과 달리 단지 모형은 절개지를 생략, 현지 사정에 능통한 방문객으로부터 빈축을 샀다. [사진=조상일 기자]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의 견본주택 내 모형. 아파트 단지 경사지에 자리한 건설현장과 달리 단지 모형은 절개지를 생략, 현지 사정에 능통한 방문객으로부터 빈축을 샀다. [사진=조상일 기자]

성복역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분양일정 연기가) 고분양가 책정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해도 시장심리가 작용하는 부동산 특성상 청약률이 저조할 수 있다"며 "향후 2, 3차 분양에서는 분양가가 얼마나 될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용인시 주택과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관리신탁 변경을 요청하면서 분양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안다"며 "분양가 조정과 관련해서는 모르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단지는 지하2층~지상 8층, 8개동 534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로는 84A㎡타입 153가구, 84B㎡타입 188가구, 101A㎡ 93가구, 101B㎡ 16가구, 116㎡ 72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전용 84㎡㎡가 전체 가구의 65%를 차지한다. 

오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 다음달 2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용인시는 투기 비조정 대상 지역인 까닭에 청약통장 가입 뒤 1년이면 세대주,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계약 후 6개월(민간택지 기준)이면 전매도 가능하다. 입주는 오는 2020년 6월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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