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업! 코리아(中)] 기업브랜드를 국가브랜드로 연결하라
[브랜드업! 코리아(中)] 기업브랜드를 국가브랜드로 연결하라
  • 조항일·전근홍 기자 (hijoe77@hanmail.net)
  • 승인 2018.0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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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연중 기획]
국가브랜드, 기업의존도 크지만 현실은 높은 벽
국가 이미지 취약해 제품 제값 못받는 경우 많아
중국-일본 등 고유 한국브랜드 위협사례 늘어나

 

세계 10대 경제강국의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세계 역사상 그 유례가 없을 만큼 놀라운 업적을 성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1910년 한일병합, 1950년 6·25전쟁 등 국난을 겪으면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기적적으로 동시에 이뤄낸 나라, 세계를 리드하는 IT강국이자 세계 최고의 교육열과 세계 제일의 우수한 두뇌를 가진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한국경제는 물론 국가브랜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글로벌 인지도, 일명 국가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한 국가안에 글로벌 기업의 유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기업을 갖추지 않고서는 강력한 국가브랜드 탄생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30위권 기업들. / 자료=브랜드파이낸스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0위권 기업들. / 자료=브랜드파이낸스

지난달 영국의 기업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약 923억달러(100조원)으로 4위를 기록해 지난해 6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아시아 기업 가운데서는 중국의 공상은행(ICBC‧10위)과 유일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랜드 가치 약 178억달러로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7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업 순위는 지난해 43위에서 79위로 급락했다.

이 밖에도 ▲LG그룹 88위 ▲SK그룹 113위 ▲KT 335위 ▲SK하이닉스 340위 ▲한국전력 349위 ▲기아차 385위 ▲KB금융그룹 387위 ▲롯데그룹 409위 ▲두산그룹 433위 ▲CJ그룹 441위 ▲GS그룹 459위 등이 500개 기업 내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삼성에 대해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갤럭시노트8 등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며 "부단한 첨단기술 개발 노력과 '불가능한 것을 하라'(Do What You Can't)는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눈여겨볼 점은 삼성과 중국의 공상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다.

전세계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은 1508억달러(약 162조원)의 아마존이 차지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64억달러로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500억달러 가까이 가치가 급증하며 두계단 상승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이 1463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위였던 구글은 1209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 페이스북(5위), AT&T(6위), 마이크로소프트(7위), 버라이즌(8위), 월마트(9위) 등 8곳이 미국 기업이다.

글로벌기업인 삼성이지만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글로벌브랜드의 확장이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삼성이 일본 소니의 자회사로 '갤럭시'의 성공으로 매출이 본사를 뛰어넘은 사례로 알고있는 소비자들도 상당하다고 하니 브랜드 이미지의 정착이 예삿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한 미국 기업연구소의 조사에서 미국 대학생들에게 삼성, LG, 현대가 어느 나라 브랜드냐고 질문한 결과 일본이라는 응답이 50퍼센트가 넘은 반면 대한민국이라는 응답은 10~20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글로벌기업인 삼성이지만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글로벌브랜드의 확장이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다. /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기업인 삼성이지만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글로벌브랜드의 확장이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세계적인 명성과 우수한 독창적인 문화에 비해 많은 서구인들은 세계를 누비는 제품들이 한국산인 것을 모를 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감조차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우리의 국가 이미지가 취약해 우리 브랜드 이미지가 나쁘고 우리 제품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 브랜드가 국가 브랜드와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창조경영과 공격경영으로 세계시장 곳곳에 코리아의 깃발을 꽂고 이름값을 드높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어두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고유 한국 브랜드를 위협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 고유문화를 중국 문화의 한 부분인 양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족에게 전파된 북춤과 태권도까지 중국 문화로 끼워넣었으며 한·중수교 뒤 한국에서 전래된 북춤, 봉산탈춤, 태권도, 차전놀이까지 중국 문화로 둔갑시켰다.

게다가 조선족의 농악과 널뛰기, 그네타기, 장구춤과 전통혼례 등을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이 가운데 농악은 중국에 의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중국 문화로 공식인정받기까지 했다. 

독도 문제로 번번이 골치를 썩이는 일본도 문제다. 일본은 자국 특허청에 우리 막걸리의 대표 브랜드에 대한 상표 등록을 선점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일본이 우리를 침략할 때마다 귀중한 문화재를 약탈해 가고 기술 장인들을 일본으로 데려간 것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방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우물 안 개구리적인 시각으로 인해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를 놓치거나 갖고 있는 것마저 다른 나라에게 빼앗겨 뒤늦은 후회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많은 세계인들이 동양 하면 중국 혹은 일본을 연상하도록 세뇌돼 있는 현실에서 우리를 나타낼 만한 브랜드는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자원이 없어서 개발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상품화하는 데 소극적인 탓에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현실이다.

독도 앞 바닷속에서 태극기를 펼치며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표현하는 퍼포먼스 / 뉴시스
독도 앞 바닷속에서 태극기를 펼치며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표현하는 퍼포먼스 / 뉴시스

그렇다고 언제까지 다른 나라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터. 전문가들은 세계에서도 통할 한국만의 특징있는 제품을 가지고도 널리 알리지 못하는 우리의 안일한 자세에 문제가 있으며,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유경 한국외국어대 부총장(국가브랜드연구센터장)은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대한 내외부 구성원이 갖는 인식이나 이미지를 말하는데 때로는 원산지(Country of Origin)로서의 'Made in Korea'가 갖는 효과, 관광지로서의 국가, 투자지로써, 거주지(교육, 주거)로서의 국가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며 "국가브랜드 활성화 노력은 높은 기업 의존도에서 나아가 도시, 지자체, 지역, 장소 등 전분야로 확산돼 재배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 거버넌스를 형성해 통합적이고 협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과 이를 위한 기금을 조달하는 유럽형 관리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종 숙명여대 교수(국제관계 대학원)는 "브랜드는 원래 상업적인 개념으로 기업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브랜드를 개선하는데 민간, 특히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도 "시민단체 등 비정부 기관과 협력, 협치를 통해 국가브랜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브랜딩 정책은 정권 변화와 관련 없이 지속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 내 국가브랜드 통합 관리 조직을 신설하고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의 브랜드 작업을 통합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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