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만난 뒤 태도 돌변"
무역분쟁,북핵과 연계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북한과 협상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월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 위원장의 태도 돌변에 대해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을 다시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트럼프는 지난 주말 잠정적으로 타결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가 북한문제와 대(對)중국과 무역협상을 연계하면서 불확실성을 가중하자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는 지난 주말 나온 미중 무역협상 청신호에 21일 1% 넘게 올랐다가 22일 트럼프 발언에 0.7% 떨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며 강조한 것이 증시를 끌어 내렸다. 미국이 ZTE 제재를 완화하는 것으로 중국과 잠정적으로 합의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신 미국은 ZTE에 벌금을 부과하고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ZTE 제재 완화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 십억달러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는 WSJ이 보도한 중국과의 합의에 대해 "딜은 없다"며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ZTE에 대한 벌금(13억달러로 추정)과 새로운 경연진 교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ZTE와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한다는 제재를 완화하는 것에 따른 요구인 셈이어서 일종의 딜이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날 중국도 미국산을 포함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방침을 발표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대부분 수입자동차에 대해 적용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중국 재정부는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미중간 ZTE 관련 협상이 거의 타결된 시점에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게다가 22일 트럼프가 북한과 관련해 또 다시 시진핑 배후설을 흘리면서 북핵 문제와 중국과의 무역을 연계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2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 태도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포커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며 두 사람이 "만난 이후 (김정은의)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북한,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 냈지만, 중국과 무역딜이 봉합차원에서 일단락났다는 점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청신호로 읽힐 수 있다. 트럼프는 2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건이 맞지 않으면 김 위원장과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해 트럼프와 김정은이 마주하는 모습이 담긴 기념주화까지 미리 선보인 점도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남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편, 북한은 23일 오전 전격적으로 남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허가했다. 또, 25일 한미 공동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 고위급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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