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 찾아 이직 러시...사측, 요구 맟추기 힘든 상황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스트레이트뉴스=윤성호 기자] 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샐러리맨과 자영업자들의 탄식 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는 때아닌 함박 웃음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봉 22억 원으로 샐러리맨 신화를 탄생시킨 김연추 전 한국투자금융 차장에 뒤를 이어 각 사 증권사 중간 관리자급 중 다수가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아 내년 상반기 금감원 반기보고서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김모 과장(8억3800만원), 유안타증권 임 차장(6억9300만원)과 전 차장(6억8200만원), 한화투자증권 유 부장, 교보증권 백 부장(7억5900만원), 하이투자증권 오 부장(7억6200만원), KTB투자증권 정 과장(7억2200만원) 등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증권 강 모 지점장은 연봉 6억 7000만원을 받아 35억 7000만원을 받은 윤용암 전 대표와 함께 반기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이유는 올 한해 증시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는 등  대체로 부진했지만 대체펀드나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 중에서는 좋은 성과를 낸 펀드가 많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간관리자들이 반기보고서에 연봉 5억 이상을 올리는 사례는 금융권 특히 증권사들이 유독 많다. 올해 최고의 반도체 호황을 맞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9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대표와 사내이사들 외 5억 이상을 받아 금감원 공시에 올린 직원은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의도나 광화문 증권가는 연말을 맞아 더 많은 연봉을 희망하는 증권맨들의 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사 고액 연봉의 상징’인 30대 펀드매니저 김연추 전 한투증권 차장이 ‘3년에 100억원’ 조건으로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한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나라고 못할 쏘냐’ 하는 분위기다. 이미 팀별로 크로스오버 즉 여의도나 광화문 신호등 사거리 간격으로 직장을 옮긴 이가 다수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증권사 사측에서는 고액 연봉을 맞출 수 없어 입사 직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증시가 불황인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원하는 대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사측의 이러한 배짱은 여의도와 광화문으로 입성하려는 매니저가 과거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증시가 호황이었던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자로 나선 사람이 많았으나 올해 증시가 불황이자 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 회사로 재입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니저 구하기가 쉬운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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