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버닝썬 사태로 마약 사건 그물망 고강도 수사중
대기업, 실적보다 중요한 건 오너 일가 관리 시스템 도입
20·30대 창업주 3세들 거룩·도덕·윤리 체질화 교육부터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모(31)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체포돼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모(31)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체포돼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SK그룹·현대그룹·남양유업 등 대기업 오너 3세들이 마약을 한 혐의로 국민들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불황과 실적부진, 주52시간 시행 등으로 고민 깊은 대기업들이 오너 일가에 대한 거룩·도덕·윤리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SK그룹 장손인 최모씨가 마약을 구매한 혐의로 경찰에 넘겨진 가운데, 현대가 3세인 정모씨도 변종 대마 등을 구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날 한 매체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도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 첫째 아들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로 파악됐다. 그는 SK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최씨는 작년 3~5월 마약공급책을 이모씨를 통해 고농축 액상 대마와 대마 쿠키 등을 최소 5번 이상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현대가 3세 정씨도 같은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전자담배용 대마 액상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슬하 9남매 중 1명의 아들로, 고 정 회장의 손자다. 한달전쯤 출국한 후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2016년 1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인 황모씨는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하고 매수·매도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대학생 조모군과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

검·경 수사기관들은 최근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마약류 공급·판매책에 대한 그물망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들은 행여 자신의 기업 오너 일가들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같이 기업 홍보실이 긴장하는 이유는 검·경이 특정 대기업 오너 일가를 타켓으로 마약사건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마약공급책이나 판매책을 수사하면서 대기업 오너 3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마약을 한 사실이 폭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기업 오너 3세들의 일탈은 비단 개인의 불명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대가 이룬 기업 가치와 기업 이미지는 물론 매출에 직·간접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이른바 ‘승리 라멘집’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탄탄한 내실을 자랑하던 아오리라멘이 대표인 승리가 버닝썬 사태를 둘러싼 경찰 유착 비리의혹 등이 터지면서 손님의 발길이 절반 이상으로 뚝 끊겨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로 인해 아오리라멘 본사는 지난달 27일 전국 가맹점에 가맹비 3000만~4000만원을 모두 돌려줬다. 클럽 ‘버닝썬 사태’ 이후 승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본사 측이 매출에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비단 아오리라멘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국 사회 숱하게 반복됐던 대기업 오너들의 일탈로 인해 기업에 어떠한 악영향이 있었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들에 대한 도덕 윤리적인 교육 관리가 기업 성장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속에 오너 3세들의 일탈 사건이 터진 것은 각 기업들이 오너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해야 하는지 경각심을 일깨웠다”면서 “도덕-윤리적으로 보다 철저한 오너 일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대기업은 매번 엉뚱한 일로 에너지를 낭비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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