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다년간 동결…지상파와 형평성 맞춰야"
유료방송 사업자, 인상안에 난색 표해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다수의 방송 채널을 운영 중인 CJ ENM이 케이블 TV사업자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료를 20% 가까이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CJ ENM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방송 송출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어 일부 방송이 아예 중단되는 ‘블랙아웃’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나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 인상안을 제시한 공문을 보냈다. 해당되는 회사들은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이다.

공문에는 오는 17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문을 받은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높은 인상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서비스(OTT)와 인터넷TV(IPTV)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CJ ENM은 현재 ▲tvN ▲Mnet ▲OCN ▲온스타일 ▲Olive 등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채널은 유료방송의 주력 인기 채널인 만큼 블랙아웃 시 큰 피해가 예상된다.

CJ ENM 측은 수년간 프로그램 사용료가 동결됐다는 점, 지상파 재송신료 인상에 따른 문제 등을 이유로 인상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딜라이브측은 과도한 인상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딜라이브는 “CJ ENM은 딜라이브의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 지출의 약 25%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통상적인 인상률을 봤을 때 20% 인상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2일 딜라이브의 입장문에 따르면 두 업체는 CJ ENM이 딜라이브에 지불해야 하는 CJ오쇼핑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딜라이브가 CJ ENM에 지불해야 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난해 7월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 3월부터 CJ ENM은 딜라이브에 공급 중인 자사 13개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를 20%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딜라이브측은 지난 5월부터 받아야할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지급해야할 프로그램 사용료를 상계해 지급해왔다고 설명했다.

딜라이브는 "한정된 프로그램 수신료 지급 규모지만 함께 공생해야 할 개별·중소 채널사업자(PP)의 몫까지 독차지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딜라이브와는 달리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 간 계약은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번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가 크게 논란이 됐던 지상파 재송신료 인상 요구와는 다르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재송신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료 갈등으로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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