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 10.3% 치매…스웨덴·일본 예방모델 주목

최근 고령화시대를 맞아 인지 기능 장애로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치매(癡呆)’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나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7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12분마다 1명씩 치매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치매극복 걷기대회를 찾은 치매환자와 어르신들이 함께 걷고 있다. / 뉴시스
한 치매극복 걷기대회를 찾은 치매환자와 어르신들이 함께 걷고 있다. / 뉴시스

우리나라는 지난 3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 738만510명 중 치매 환자 비율이 노인인구의 10.32%로 76만3000명에 이른다. 85세 이상 어르신의 절반 가량은 이른바 '마음의 지우개'로 불리는 치매로 고통받고 있다. 전국치매유병률 조사에서도 고령화와 함께 2024년엔 치매 노인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가족 중 치매를 앓고 있거나 치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가족수도 치매 어르신을 기준으로 배우자·자녀·손주를 포함해서 약 3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치매는 아직 치료가 어렵고 장기적인 돌봄으로 인한 가족간의 불화 등으로 가정 파괴로 이어지는 등 최근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정부가 지난해 9월 국가치매책임제를 발표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초고령화도시로 치닫고 있는 도시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에 따라 전국 보건소 252곳에 치매안심센터 설치·운영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역 실정에 맞는 종합적인 치매대응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또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정보관리, 시설과 노인욕구에 따른 수요공급의 불일치, 부양가족에 대한 지원, 고령화에 대응할 공립치매병원 설립 등의 문제를 해결할 종합적 연구도 이뤄져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치매는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상해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에 거는 기대는 더 클 수 밖에 없다.

먼저 치매예방 및 조기 진단과 치료·관리 등 치매당사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이 시급하다. 

아동분야와 장애분야는 본인이나 가족이 자신들의 욕구를 표명하고 서비스를 요청하거나 제도에 반영함으로써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치매분야는 대부분 증세가 진행된 후 발견되고 초기단계의 대책마저 정책가 및 전문가들에 의해 추진되면서 지원 주체인 치매 환자나 가족들이 제외돼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왕실에서 치매교육에 적극 나서 교육수료생은 지도자로 활동하며 일본에서는 중앙정부차원의 치매연구연수센터(도쿄·센다이·오오후)에서 치매케어지도자를 양성하고 이들이 각 지자체에서 치매관련 종사자들에게 전문교육을 하고 있다. 

또 치매에 걸려도 자신의 삶에 익숙한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본인 및 가족의 주거·생활지원과 지역재활·지역의료 등 치매대상자의 지역생활(Aging in place)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주간·방문형 인지재활(작업치료) 서비스 신설, 지역사회에서 치매노인에 대한 주치의(담당의사) 제도 정비 등을 제도화 함으로써 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노인연구정보센터 황재영 센터장은 “일본 오오무타시의 경우 치매당사자와 가족, 지역사회주민이 적극 참여해 치매노인이 배회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에 성공했다”며 “치매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 중증도별 예방·치료·돌봄 등 통합제공 및 치매환자의 안전·권리보호와 가족 부담경감 등 소비자 중심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지 기능의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치매는 노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치매는 고령이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동맥경화증·심장질환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지만 흡연·과음 등 잘못된 생활습관도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매(癡呆)의 한자 표기마저 ‘어리석을 치(癡)’에 ‘어리석을 매(呆)’로 환자를 폄하하거나 거부감을 갖게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906년 독일 신경병리학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1864~1915) 박사의 이름을 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치매의 대용어로 쓰이고 있지만 치매의 원인이 되는 여러 질병 중의 하나로 전체 치매 환자 중 약 5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치매환자는 65~74세의 어르신 중 3%, 75~84세는 19%, 85세 이상은 절반 가량이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0대 이전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를 맞아 우리나라 85세 이상 2명 중 1명꼴 치매환자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고령화가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경우 초고령사회의 치매 대응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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