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이 경제제재 충격 막아줘
2024년까지 글로벌 톱5 경제대국 포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네번째 임기가 시작됐다.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푸틴은 18년째 국가 최고권력을 유지했고 이번 임기를 모두 마치면 24년 집권으로 스탈린 이후 최장 집권자에 이름을 올린다. 러시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러시아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무력으로 미국, 유럽 등 서방과 갈등으로 각종 제재로 외교적으로 꽁꽁 묶였다. 

촘촘한 제재에도 푸틴은 지난 3월 대선에서 76%라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7일(현지시간) 공식 취임 직후 푸틴은 2024년까지 러시아 경제를 세계 5위권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포고문을 내렸다.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 이 같은 포고는 유가 상승세에 힘입은 감이 없지 않다.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푸틴은 추가 제재 가능성에도 높은 유가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티모시 매쉬 블루베이자산관리 시니어 전략가는 "러시아 경제가 안정화했고 이제 서방과의 투쟁이 장기전에 들어갔다고 푸틴은 믿는다"며 "오르는 유가는 푸틴이 서방에 반하는 투쟁을 지속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유가 상승세는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따른 충격을 다소간 막아줬다. 최근 러시아 알루미늄업체 루살이 미국의 제재안에 포함되면서 러시아 루블에 강력한 매도세가 휘몰아쳤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 덕분에 루블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수석이머징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유가를 끌어 올리며 푸틴을 지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2시(우리시간 9일 오전 3시) 핵협정 파기 여부에 대한 결정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헤지아이 리서치의 조 맥모니글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재개하려는 징조인 것 같다"며 "얼마나 빨리 제재가 재개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협정에는 갈등 해결 조항이 포함돼있다. 조항에 따르면, 35일 간 협정을 위반한 국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모든 국가가 동의하면 기간은 연장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적인 이란 제재를 재개할 경우, 미국 법에 따르면 대상 은행과 국가에 제재가 적용되기 전 최소 180일의 기간이 부여된다.

그러나 RBC캐피탈마켓의 애널리스트들은 제재의 결과로 이란의 석유 수출이 일평균 20만~3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협정을 폐기해도 자국의 석유 산업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WSJ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1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올 평균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으로 브렌트유 64달러, 서부텍사스원유(WTI) 6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설문 평균보다 각각 1달러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서만 거의 50% 뛰었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4년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7일 WTI는 1.01달러, 1.45% 오른 배럴당 70.73달러를 기록했다. 7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도 1.30달러, 1.74% 상승한 배럴당 76.17달러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