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박병대 하드디스크 복구 작업 시작
퇴임뒤 디가우징으로 폐기...증거 훼손 논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전 대법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제출 받아 본격적인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 전 대법원장은 하드디스크를 폐기하기 전 개인적으로 필요한 자료들을 백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측은 실제 백업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하드디스크 백업 자료 확보 방안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16일 오후 법원행정처로부터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을 임의 제출 받아 현재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디가우징(Degaussing·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폐기 조치된 이들의 하드디스크 복구를 위해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데이터 복원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검찰이 지난달 법원행정처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디가우징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하드디스크는 퇴임 한달여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박 전 처장의 하드디스크는 퇴임일인 지난해 6월 1일에 디가우징돼 폐기 처분됐다. 당시는 법원내 '사법부 블랙리스트' 논란이 계속되던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증거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디가우징 처리 및 물리적 폐기 조치는 관련 규정과 통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직무 특성상 퇴직시 폐기 처분을 해왔으며 별도의 결재 절차없이 대법원장실과 대법관실 요청에 따라 전산담당자가 폐기해왔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의 하드디스크가 훼손됐으나 디가우징 여부와 복구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며 그동안 법원행정처에 실물을 요구해왔다.

현재 검찰은 대법원내 별도 공간에서 양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소속 판사 등 6명이 사용한 12개의 하드디스크 복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법원행정처 관계자 입회하에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고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선별하고 있어 작업이 마무리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