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 “한국감정원 셀프조사-셀프검증이 부른 참사”
“현행 주택공시가격 결정절차 위헌 요소 있어, 셀프조사-셀프검증 구조 개혁해야”

서울 강북권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95%인 반면 강남권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감정원의 '셀프조사와 검증'이 만들어낸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강북권의 높은 시세반영률에도 불구하고 재벌들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은 지역 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기준이 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단독·다가구 주택의 실거래가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억 1천만 원에 거래된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소재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1억4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이 95%에 달했지만, 같은 해 64억 5천만 원에 거래된 강남구 역삼동 소재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16억 원으로 시세반영률이 25%에 불과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지역에서 거래된 50억 이상 단독주택 11곳의 시세반영률은 고작 38%에 불과했다.
 
강남구에서 거래된 50억 이상 단독주택 9곳의 시세반영률은 고작 37%였으며, 송파구 방이동에서 52억 원에 거래된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17억 7천만 원으로 34%, 서초구 방배동에서 78억 원에 거래된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33억 8천만 원으로 43%에 불과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등 재벌기업 회장뿐만 아니라 영화배우 배용준, 이민호 등 연예계 인사들이 살고 있는 성북구 성북동 330번지 소재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 역시 4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감정원이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셀프로 조사·산정하고, 셀프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단독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동흔 세무법인 율촌 박사는 “현행과 같은 주택공시가격 결정절차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부동산공시법상의 표준주택과 관련된 규정을 ‘조사·산정’에서 ‘조사·평가’로 개정하여 감정원이 표준주택 공시가격 조사 업무에서 손을 떼도록 하고, 전문가에 의한 3단계 검증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연 제주대학교 교수 역시 “정밀화되지 않은 실거래가로 과세하면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서민 저가주택만 시세반영률이 높아진다”며 “현재의 공시가격 산정방법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사용한 자료들을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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