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연 칼럼] 제2 '버닝썬·아레나'…탈세와 전쟁 선포해야
[이호연 칼럼] 제2 '버닝썬·아레나'…탈세와 전쟁 선포해야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19.05.1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세청, 탈세와 전쟁 앞서 ‘최상의 무기’ 투명 국세시스템 갖춰야
탐욕과 부패 복마전인 '버닝썬·아래나'사태는 조세행정의 정상화로 해결해야 한다. 유흥업계와의 탈세 전쟁 선포가 절실하다.@스트레이트뉴스
탐욕과 부패 복마전인 '버닝썬·아래나'사태는 조세행정의 정상화로 해결해야 한다. 유흥업계와의 탈세 전쟁 선포가 절실하다.@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이호연 선임기자]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8일 오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1차 보고를 받았고, 이어 오후 박상기 법무장관과 김부겸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2차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강한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은폐되어온 사건들이 있다. 이런 사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검찰과 경찰 등의 수사기관들이 고의적인 부실수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 정황들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달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세청도 유흥업소 등이 적법하게 세금을 내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서슬퍼런 지시에 국세청은 ㈜버닝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YG엔터테인먼트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 100여명을 투입해 조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YG는 2016년 정기 세무조사로 국세청으로부터 수 십 억 원을 추징당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달 10일 국세청이 클럽 아레나에 대한 세무조사 봐주기 정황을 포착하고 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2018년 국세청은 서울 강남 일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으로 알려진 아레나에 세금 260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국세청은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인 지난 달 20일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씨를 조세 포탈, 명의 위장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강씨에 대해 600억원 규모 탈세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탈세액 규모가 대기업 탈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엄청나다. 사실 룸싸롱을 비롯한 사치성 향락 업종에 대한 대규모 탈세의혹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탈세 이외에 성매매 등의 불법 행위와 조폭 연루설 등이 주요 이슈로 오르내렸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보면, 유흥산업이 마약, 성매매와 성폭력, 연예인 개입, 외화도피 등을 포함해 범죄 종합선물세트의 온상으로 비대해졌다는 점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지난 2010년 서울대여성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성매매산업의 규모가 연간 6조86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 발표 이후 성매매나 유흥산업 규모가 커진 추세를 감안하면, 현 실태는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판단된다.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사가 직간접으로 개입하면서 거대 산업화하는 유흥업은 탈세도 날로 치밀, 정교해지고 있다. 세리와 형리들의 비호 하에 산업은 비대해지면서 추정 탈세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 산업의 탈세 근절책은 과연 없는 것일까? 세무당국은 과연 안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

유흥주점의 정의 및 엄중한 세제

먼저, 유흥주점과 일반음식점과의 등과 차이부터 살펴보자.

일반음식점에서는 허가를 받으면 음식과 술을 판매할 수 있다. 여기에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춤출 수 있는 무대를 설치한 클럽이나, 나이트클럽, 바 등은 유흥음식주점으로 분류된다. 접대원이 나오는 단란주점ㆍ가라오케는 물론 룸살롱이 여기에 해당된다.

유흥주점은 일반음식점 등의 업종과 다르게, 부가가치세 10% 이외에 개별소비세 10%와 교육세 3%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를 합산하면 유흥주점 사업자는 공급가액의 24.3% 상당의 간접세를 부담해야 한다.

유흥주점에 대한 지방세 중과규정도 매우 엄격하다. 일반음식점은 취득세가 2~4% 수준이지만 유흥주점은 12%를 부과한다. 재산세도 유흥주점은 4%로 일반음식점(0.25%)의 16배다.

유흥주점의 교묘한 탈세 유형의 전모

먼저, 국세청에 신고한 내용과 전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다. 가장 악질적인 탈세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문제된 버닝썬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실제로는 유흥주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개별소비세 등을 포탈했던 것이다. 강남에 산재해 있는 텐프로 업소 등도 이와 같은 유형에 해당될 것이다.

둘째, 변칙적으로 개별소비세 등을 탈루하는 경우이다. 노래방에서는 술을 팔 수 없고, 접객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없다. 하지만, 상당수의 노래방에서는 술을 버젓이 팔고 있고, 도우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경우,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유흥주점으로 간주해 정당한 과세가 돼야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셋째, ‘신용카드 깡’ 방식에 의한 탈세이다. 개별소비세 등을 포함해 유흥주점에서 신용카드로 100만원을 결제했다면, 공급가액은 804,500원이 되고, 24.3%에 해당하는 195,500원은 간접세를 납부해야 한다. 또한, 종합소득세나 법인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런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유흥주점 사업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신용카드 깡’을 하고 있다. 유흥가에서는 신용카드 깡을 전문으로 하는 ‘깡 업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방문해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신용카드 깡 행위를 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아레나 클럽의 경우, 다른 술집 명의의 신용카드 단말기 여러 대를 설치해 놓고, 클럽 매출을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탈세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신용카드 깡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엄중한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위가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부조리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넷째, 현금판매를 유도해 세금을 탈루하는 행태이다. 현금 결제 시 상당한 할인 혜택을 주어 매출을 누락하는 것이다. 버닝썬 등에서는 SNS 등을 통해 현금으로 선불 결제를 받고 유흥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결제를 받으면, 매출누락이 돼 간접세는 물론 소득세나 법인세 등의 세금을 한 푼도 징구할 수가 없다.

다섯째, 봉사료를 통한 탈세행위이다. 유흥주점사업자는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봉사료가 분리 기재 돼 있다면, 공급가액의 20%까지는 봉사료로 인정을 받는다. 해당 금액까지는 원천징수나 봉사료 지급대장 등의 지급조서 제출의무도 없다. 봉사료 금액이 공급가액의 20% 이상이 될 경우, 사업자는 봉사료 지급금액의 5.5%를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해야 하고, 봉사료지급대장을 작성해 국세청에 제출해야 한다. 대다수의 유흥주점들은 봉사료 수취인을 허위로 꾸며, 봉사료 지급대장을 제출함으로써 매출액을 축소해 신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 유흥주점 탈세 방지 대안 있다

먼저, 가장 시급한 것은 지역담당제(Zone System)를 부활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99년 부정이나 비리 방지를 위해 세무공무원과 납세자의 대면 접촉을 금지시켰다. 이는 과세 행정의 일대 혁신이었다. 전통적인 과세행정을 지양하고, 과세인프라, CPI(소비, 재산 및 소득) 분석시스템 또는 신용카드 조기경보시스템 등에 의존해 과세하는 방식으로 전면적인으로 제도를 바꾼 것이다.

하지만, 버닝썬이나 아레나 탈세 행태를 보면,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관내에서 거액의 탈세가 이루어지고 있어도 아무런 감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세인프라나 각종 분석시스템으로 거액의 탈세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역담당제를 부활시켜 줄줄이 새는 세금을 막아야 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김영란 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정이나 비리 등의 위험은 과거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유흥업종을 비롯해 탈세 징후가 높은 일부 산업에라도 지역담당제도를 부활시켜 탈세를 막아야 할 것이다.

둘째, 주류유통체계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주류의 경우, 공장이나 세관 출고부터 소매판매점까지의 모든 유통과정에 대해 국세청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모든 주류유통에 대해 정확한 추적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유흥주점에서의 탈세는 상당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세청은 유흥업계에 대한 탈세와 전쟁을 선포하기 앞서 탈세방지를 위한 최상의 무기인 투명한 조세행정과 정교한 탈루방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세청은 유흥업계에 대한 탈세와 전쟁을 선포하기 앞서 탈세방지를 위한 최상의 무기인 투명한 조세행정과 정교한 탈루방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노래방, 대학가 축제 또는 포장마차 등에서 판매되는 주류는 모두 불법이다. 세금계산서의 흐름과 주류유통이 불일치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종합주류 또는 체인주류 등의 도매사업자와 슈퍼마켓 등의 소매사업자간 결탁이 없다면 나타날 수 없는 현상들이다. 주류 업계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수수현상이 보편화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양주에 적용되고 있는 Item별 RFID 추적관리 시스템은 실효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모든 주류 Item에 2차원 바코드를 부착해 모든 주류 Item에 대해 생산부터 소매판매상까지의 개별 주류 흐름을 국세청의 주류유통시스템을 통해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일반 국민들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포장마차에서 소주병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서류상 주류 유통 과정과 비교할 수 있다면, 주류 부정 유통은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신용카드 깡 적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신용카드 단말기는 유무선 전화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통신 단말기들은 특정 주소지와 연계돼 있다. 국세청이 통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지는 장소와 사업자등록 주소지와 동일한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상당 부분의 신용카드 깡은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관련 부처간 공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경찰, 국세청 및 지방청이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유흥주점 등에 대한 탈세가 적발됐을 경우, 해당 정보를 이용해 빠짐없이 지방세가 징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족한 지자체의 재원 충당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유흥주점 등 탈세 위험이 높은 산업에 대한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대부분의 유흥주점 사업자들은 일일정산 후 관련 서류를 모두 폐기처분하는 것이 관행화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체로 바지사장을 앞세우고 있어, 분명한 조세포탈 행위가 적발됐더라도 제대로 징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과세행정의 허점을 이용한 탈세 행위가 보편화 돼 있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관련 공무원들이 장부 유지 및 주류 유통관리 등을 포함해 현장 점검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해 탈세를 막아야 할 것이다.

여섯째, 봉사료 20% 미만인 경우라도 원천징수를 하고, 지급조서를 제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봉사료지급방식도 통장 송금으로 한정해 봉사료를 통한 탈세를 막아야 할 것이다.

유흥업소 등에 대해 엄중한 세제를 갖추고 있지만, 과세행정이 제대로 작동돼지 못 해 제대로 징세가 되질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법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는 점을 모든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과세행정 제도와 시스템이 투명하게 작동돼야 할 것이다.

조세형평성 확보와 건전한 납세의식 제고를 위해 하루라도 늦춰선 알 될 일이다.

조세 행정이 바로서지 못할 경우 제2, 제3의 버닝썬과 아레나는 환락의 밤에 암세포처럼 팽창하고 독버섯처럼 커져만 갈 것이다.

성실납세가 뜨거운 나라사랑이라고 내세운 국세청. 탐욕과 부패의 온상인 유흥업계의 탈세 수법은 그 누구보다도 세무 당국이 잘 알고 있다. 모두가 ‘일하는 즐거움에 쌓이는 행복’은 유흥업계 탈세와의 전면전 선포가 답이다.


주목도가 높은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양현석 2019-05-11 10:36:18
기사좋앙ᆢㄷ

양헌석 2019-05-11 10:35:19
정의를 바로세운다ㆍ숙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