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영국 연금 선진국, 3분의 1 이상 주식 투자

연금 투자에 소극적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호주·영국 등 연금의 역사가 긴 선진국들은 연금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 휘날리는 영국 국기. /뉴시스
사진은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 휘날리는 영국 국기. /뉴시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연금 선진국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7개국의 연금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해당 국가들은 주식·채권·기타·현금 자산군 중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했다. 특히 호주의 경우 절반가량인 49%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먼저 미국의 경우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 비중이 조절되는 TDF를 적극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적연금인 401(k)가입자들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비중이 43%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TDF(Target Date Fund·20%) △채권형 펀드(8%) △주식(6%) 순이었다.

결국 주식형 펀드와 TDF, 주식을 합하면 전체 투자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401(k) 가입자의 경우 연령이 낮아질수록 TDF 투자 비중은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가입자의 경우 투자자산의 16.9%를 TDF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40대 20.5% △30대 31% △20대 46.6%로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났다.

영국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 주식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연금 자산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겼다.

성장성이 낮은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은 줄이고,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자연스레 국내보다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

연금 자산에서 자국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2001년과 2016년 사이에 미국(자국 주식 투자 비중 47%→28%), 호주(38%→21%), 일본(34%→12%), 스위스(19%→13%) 역시 같은 변화를 겪었다. 금융시장의 글로벌화와 함께 연금 투자 역시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주는 ‘슈퍼애뉴에이션’이라고 불리는 퇴직연금이 연금제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슈퍼애뉴에이션은 자산을 다양한 자산군에 고루 분산 투자하고 대체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호주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비상장 부동산(5%) △상장 부동산(3%) △인프라스트럭처(5%) △헤지펀드(2%) 등 기타 투자 자산의 비중이 21%으로 높았다.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의 경우 자산 유동성은 부족하지만 프리미엄이 높은 장점이 있다.

한편 국내 연금 중 투자자산의 비중은 25.8%에 불과했다. 5년 실질 수익률은 2.3% 수준에 그칠 정도로 저조하다. OECD국가 중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벨기에, 스위스 등 8개국의 성과가 3.7~3.9%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다수가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의 연금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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