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SDI-디스플레이도 공개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진행 결과에 따라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삼성 이외의 대기업 및 반도체 관련 중견기업들도 '기밀유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명시한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공개 대상에는 현재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3개사가 포함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줄 것을 산업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충남 탕정 LCD 패널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그대로 일반에 공개될 경우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핵심 공정 노하우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조만간 산업통상자원부에 이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달 26일 산업부에 충남 아산 온양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최근 산업부에 요청했다.

삼성 측은 보고서가 반도체 라인, 공정 배치 순서 등을 담고 있는 기밀 내용이라 공개시 기술유출 우려가 있는 국가핵심기술이라는 입장이다.

삼성SDI 공장은 아직 고용부가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여부를 심의하고 있는 중이어서 아직 산업부에 판단을 요청할 단계는 아니지만 고용부의 공개 결정이 내려진다면 마찬가지로 산업부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측은 작업환경보고서는 일하다 질병을 얻은 노동자의 산재 입증을 위해 꼭 필요한 자료이기에, ‘영업상 비밀’이라 해도 노동자의 생명·신체와 직결된 정보라면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는 고용부 측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차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한 지방노동관서에서 정보공개심의회를 거쳐 판단을 내리긴 하지만, 기업들은 핵심기술 유출 우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신중하게 처리되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근로자의 노동과 인권 문제도 외면할 수 없지만, 작은 정보로도 기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해 '국가산업 핵심 전략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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