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에서 광주여성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유치원 전수조사와 비리로 적발된 유치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에서 광주여성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유치원 전수조사와 비리로 적발된 유치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를 실명공개하고 감사운영원칙을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누리과정 지원금 총 10조2411억원을 사립유치원에 지원했으나 지원금 사용처조차 확인하지 않아서다. 올해 역시 누리과정 예산은 1조6200억원에 달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데는 그동안 매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1차 감사 권한은 각 시도교육청에 있다. 유아교육법상 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을 지도·감독 할 수 있고, 유치원 운영 실태를 평가할 수도 있다. 이를 토대로 각 교육청이 2015년부터 누리과정 회계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으나 교육청마다 감사주기나 방식, 조치 수위도 크게 달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교육청은 감사결과를 ‘공공 정보’라며 실명으로 공개했지만 다른 교육청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비공개했다. 이에 6억8000여 만원을 전용한 경기도 화성 H유치원도 원장이 파면 조치를 받았지만 학부모들은 알 수 없었다.

교육부에도 시도교육청의 유아교육 전반을 평가할 권한이 있다. 누리과정 도입과 함께 국고가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체계를 세웠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감사지침을 세우지 않았다. 대신 전국 50대 누리과정 우수 유치원을 선정하는 식의 소극적인 평가를 하는 데 그쳤다. 

교육부가 사립유치원과 결탁한 정치권 압력에 줄곧 휘둘렸다는 비판도 있다. 2014년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사립유치원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9월 실제 시행되기까지 수년이 허비됐다.

정부는 뒤늦게 감사운영지침을 만들고 사립유치원의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이번에도 사립유치원 감시체계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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