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양식 연어, 살충제, 중금속, 독성물질에 오염 사료 '경계령'
노르웨이 연어 생산・수출 세계 1위에 한국 수입산 70% 점유
품종개량과 우수 노동생산성 앞세우나 식용 부적합 비판 잇따라
국내 생연어시장 99% 노르웨이산 위해성 검사 '구멍' 비난도

부드럽고 말랑한 촉감으로 혀를 감돌면서 고소하게 감기는 맛, 게다가 저렴한 몸값에 건강식품으로 소문난 연어. 어느새 우리 식탁에 친구로 오른 연어는, 그러나 거대 자본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위해성 논란에 휩싸인 사료로 대량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웰빙' 먹거리로서의 존재감이 180도 뒤바뀐다. 양식 연어,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가 식탁에 올려서는 안 될 위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위해성 의혹은 자연산보다 수 배 커진 양식 연어의 몸집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는 살충제와 항산화제 및 독성물질의 검출, 사료 원료의 오염 여부, 생태계 교란 문제 등이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오염 논란이 가시지 않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안전성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기사의 정확도를 위해 노르웨이 해양조사연구소(The Norwegian Institute of Marine Research)와 식품안전과학위원회(VKM, The Norwegian Scientific Committee for Food Safety)를 비롯한 정부・업계 측의 각종 논문과 자료를 분석했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주한노르웨이대사관,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 그린피스(Green Peace), 그린 워리어(Green Warriors of Norway),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과 환경단체의 반박 자료 및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편집자주>

<기획 순서>
① ‘독성 논란’ 양식 연어, 끝없는 위해성 증폭
② 중금속・발암물질...양식 연어의 독(毒)한 흑역사
③ 양식 연어 ‘독성’ 살충제 먹고 자란다
④ 노르웨이 국민도 외면한 양식 연어 “발암물질 사료 도마에”
⑤ 양식 연어 환경독소 심각, "임산부・어린이에 악영향"
⑥ 미국 ‘양식연어, 세계 최악 유독 식품’...한국만 “문제없다”
⑦ 연어 양식장, “사료・배설물・살충제에 죽어나가는 자연”
⑧ 노르웨이 연어 두고 장관 연루 의혹 불거진 정치권
⑨ 유전자조작(GM) 연어 식탁 오를 날 머지않아
⑩ 연어 특집 후기, 국내 양식 어류는 안전한가?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고농도의 납과 카드뮴이 검출되면서 한때 러시아가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한 적이 있고, 지금도 살충제와 화학물질, 사료 오염, 항산화제 독성 등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은 품목이다. 그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가 한국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Atlantic Salmon)(자료:turbosquid/manettas) ⓒ스트레이트뉴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Atlantic Salmon)(자료:turbosquid/manettas) ⓒ스트레이트뉴스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수산부 산하 마케팅 조직인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 Norwegian Seafood Council)는 창립 25주년을 맞은 이마트와 함께 전국 매장에서 ‘노르웨이 연어 & 고등어 페스티벌’을 열었다.

사흘간 이어진 행사에는 마리안느 하겐(Marianne Hagen) 노르웨이 외교부 차관과 프로데 술베르그(Frode Solberg) 주한노르웨이대사, 군바르 비에(Gunvar L. Wie)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국・일본 총괄이사가 함께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12월에도 롯데마트와 함께 7일간 ‘노르웨이 수산물 이벤트’를 개최했으며, 국내 냉동훈제 연어제품 점유율 60%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동원산업과 편의점 씨유(CU), 신세계푸드 등도 선어, 회, 간편가정식(HMR) 등 연어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재출시하면서 연어 열풍에 가세했다.

국내 생연어 시장 99% 점유한 노르웨이 양식 연어

“연어요? 애들한테 많이 사 먹이죠. 워낙 부드러워서 맛도 좋고, 또 완전식품이라고들 그러잖아요.”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 생선 코너에서 만난 주부 김가연(39)씨의 말이다.

연어는 강과 베링해(Bering Sea)를 오가는 왕연어, 홍연어, 은연어 등 ‘태평양 연어’와 강과 그린란드(Greenland)를 오가는 ‘대서양 연어’로 나뉜다. 노르웨이를 비롯, 칠레와 영국, 캐나다, 패로제도, 호주, 아일랜드 등지가 주요 생산・수출국이며, 어종은 모두 대서양 연어 품종이다.

연어는 고단백 저칼로리에 오메가3와 지방산(EPA, DHA), 비타민이 풍부해 세계 10대 장수식품으로 불리는 ‘슈퍼푸드’다. 회나 초밥의 주요 재료로 쓰일 뿐 아니라, 훈제, 스테이크,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고, 다이어트와 노화방지에도 좋아 ‘힐링푸드(Healing Food)’ 대접을 받는다.

자료:SalMar Passion for Salmon

하지만 이런 장점은 주로 자연산 연어에 한한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양식 연어의 사정은 좀 다르다. 유럽과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노르웨이 양식 연어와 관련된 각종 논란과 의혹들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그리고 한국에서 소비되는 생연어 중 99% 이상(냉동・냉장 포함 약 70%)은 노르웨이 양식장(이하 가두리)에서 ‘생산’된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독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유럽 및 미주와 달리, 한국에서는 2012년과 2015년에 jtbc와 경향신문, 채널A 등 일부 매체가 다뤘을 뿐이라, 의혹의 심각성 여부에 대해 인지하는 소비자가 드문 실정이다.

그 사이 1997년 2,000여 톤에 불과했던 연어 수입량은 2011년 1만 톤을 넘어섰고, 2017년의 29,626톤에 이어 2018년에는 37,400톤이나 수입될 정도로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다.

연도별 연어 수입 현황(자료:수산물수출입통계연보) ⓒ스트레이트뉴스
연도별 연어 수입 현황(자료:수산물수출입통계연보) ⓒ스트레이트뉴스
국별 신선・냉장・냉동 연어 수입비율(자료:채널A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
국별 신선・냉장・냉동 연어 수입비율(자료:채널A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

그러나 연어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광어가 타격을 받았다. 2017년 177,000여 톤이던 1kg짜리 광어 활어 전국 출하량이 2018년 150,000여 톤으로 14.3% 감소했고, 수출량 역시 2017년 33,000여 톤에서 2018년 27,000여 톤으로 16% 줄어들었다. 노르웨이산 연어를 비롯한 수입 생선이 국민 생선 광어를 잡아먹은 셈이다.

세계 최대 양식 연어 수출국 노르웨이

북해(North Sea)의 산유국 노르웨이는 세계 2위 수산물 수출 대국이자 세계 최대 양식 연어 생산・수출국이다. 1970년 자연산 치어 2만 마리로 세계 최초 연어 양식에 성공한 이래, 2017년 현재 8만2,881㎞가 넘는 피오르드 해안을 따라 1,076곳의 양식장이 성업 중이다.

전 세계 양식 연어 생산 총합을 훨씬 능가하는 노르웨이의 생산 규모(자료:Kontali)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전 세계 양식 연어 생산 총합을 훨씬 능가하는 노르웨이의 생산 규모(자료:Kontali)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이후 품종 개량을 통해 성장 속도가 높은 혈통까지 생산, 칠레와 뉴질랜드, 스코틀랜드 등지로 수출했다. 자동급여기술이 발전한 덕에 노동생산성도 높다. 불과 7,650여 명의 종사자가 세계 생산량의 54.8%에 해당하는 120만 톤(6,470억 크로네, 약 8조6,000억 원)의 연어를 생산・수출할 정도다(Le Monde diplomatique, 2017).

생산시설 역시 최첨단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25%인 세계 최대 연어양식기업 ‘마린 하베스트(Maring Harvest)’사의 연어 생산․가공 공정은 알에서부터 최종 상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과학적이고 위생적으로 설계돼 있다.

알에서 치어, 스몰트(2살된 연어), 성체를 거쳐 횟감에 이르는 연어의 일생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알에서 치어, 스몰트(2살된 연어), 성체를 거쳐 횟감에 이르는 연어의 일생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인공부화실에서 생을 시작하는 연어 치어는 크기에 따라 네 단계의 육상수조를 거친다. 각 수조마다 단백질과 지방 등 필수 요소를 과학적으로 배합한 사료가 자동으로 공급되고, 일정 크기로 성장하면 예방주사까지 맞은 후에 해상 가두리로 옮겨진다.

청년이 된 연어는 16~20만 마리의 친구들과 함께 평균 지름 45m, 평균 깊이 32m인 해상 가두리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다가 5kg 전후가 되면 가공공장으로 직행해 생을 마감한다. 이후 70여 시간 만에 벌거벗은 몸으로 한국 소비자들과 만난다.

항생제 사용은 법으로 엄격히 통제되고 있고, 1주기 양식이 완료된 해상 가두리는 살충제와 화학약품, 사료 찌꺼기, 연어 배설물로 오염된 해수 및 가두리 아래 저질(seabed) 개선을 위해 3개월 간 휴지기를 가진다.

노르웨이 노르드-트뢴데라그(Nord-Trøndelag) 지방의 한 연어 해상 가두리(자료:Kommunikasjonsavdelingen NTFK/Natural History Museum) ⓒ스트레이트뉴스
노르웨이 노르드-트뢴데라그(Nord-Trøndelag) 지방의 한 연어 해상 가두리(자료:Kommunikasjonsavdelingen NTFK/Natural History Museum) ⓒ스트레이트뉴스

항생제 문제가 불거지기 전, 총수출 물량 중 70%가량은 프랑스에서, 일부는 여타 유럽 국가와 미주,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등지에서 소비됐으며, 각종 논란과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지금도 생산・수출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노르웨이가 이처럼 양식 연어 생산・수출대국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수산물 수출의 컨트롤타워 격인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의 군바르 비에 이사(주한노르웨이대사관 상무참사관)는 그 배경으로 ▲북해(North Sea), 바렌츠해(Barents Sea) 등 차고 깨끗한 바다, ▲해류 흐름이 원활한 양식 환경, ▲수산업계의 높은 기준과 엄격한 안전지침, ▲양식업계・정부・연구소 간 협력 등을 꼽았다.(월간 현대해양, 2019.01.04)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의혹만 해소됐을 뿐, 핵심 의혹들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노르웨이 수산 당국과 기관, 연구소들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프랑스와 유럽, 미주에서 환경・건강 관련 NGO(비정부기구) 및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양식 관련 연구자들의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자국 노르웨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특히 심각하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앞으로 10회 계획으로 양식 연어의 위해성에 대해 다룬다.
bizlink@straightnews.co.kr

후속기사 ▶ [ST 심층기획] 중금속・발암물질...양식 연어의 독(毒)한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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