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사태] 중국 무력 개입, 주말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가 고비
[홍콩시위사태] 중국 무력 개입, 주말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가 고비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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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해방군 또는 무장경찰 동원 여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결정될 듯
중국 당국, 10주째 이어진 홍콩사태에 시위대 ‘테러리스트’로 규정
홍콩국제공항, 폐쇄 12시간 만에 운항 재개
중국 관리와 매체의 시위대 폭력성 강조, 무력진압 정당성 확보 차원?
미국, 행정부는 평화적 해결 촉구하지만 의회는 중국 압박하고 나서
홍콩사태, 미중무역분쟁과 한일경제전쟁 이어 제3의 블랙스완 될 수도
지난 6월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거리를 행진하는 수만 명의 홍콩시위대(2019.06.09)(자료:abcnew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
지난 6월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거리를 행진하는 수만 명의 홍콩시위대(2019.06.09)(자료:abcnews 화면 갈무리)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지난 6월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의 시위가 반중(反中)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시위 진압을 위해 본토의 인민해방군 또는 무장경찰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베이징의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 지도자들이 중대 현안을 다루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본토의 무력 투입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회의 결과에 따라 중국의 분명한 입장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콩사태 테러리즘으로 규정한 중국

“급진적인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한 것은 엄중한 범죄이자 테러의 시작이다. 홍콩은 중대한 순간에 이르렀다.”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판공실 양광 대변인이 홍콩사태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한 발언이다. 주말 대규모 시위가 10주째 이어지면서 홍콩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확대되자, 중국 당국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부르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영 CCTV는 “홍콩 당국은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불법 무기를 들고 시위하는 것을 테러리즘으로 규정,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人民日報)는 “공공질서를 수호하고 사회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홍콩 경찰들은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엄정 제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의 공청단은 웨이보 기고 글에서 ‘인민무장경찰’을 언급하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홍콩 관공서에 내걸린 중국 오성홍기(五星紅旗) 문양이 시위대가 투척한 잉크로 더럽혀져 있다.(2019.08.10)(자료:ONGO247) ⓒ스트레이트뉴스
홍콩 관공서에 내걸린 중국 오성홍기(五星紅旗) 문양이 시위대가 투척한 잉크로 더럽혀져 있다.(2019.08.10)(자료:ONGO247) ⓒ스트레이트뉴스

홍콩국제공항 폐쇄사태

지난 12일 오후 5시경, 홍콩 항공 당국은 체크인 수속을 마친 여객기와 이미 홍콩을 향해 출발한 도착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의 중단을 발표했다.

11일 저녁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이 쏜 고무탄 탄환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안구가 파열돼 실명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하면서다. 홍콩국제공항 95년 역사상 첫 사태였다.

다행히 공항은 13일 오전 6시(한국시간 7시), 폐쇄된 지 12시간 만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지난 10일 중국 무장경찰의 장갑차와 물대포가 홍콩 맞은편 선전 일대로 집결하는 동영상이 퍼진 이후, 중국의 관리들과 주요 매체들이 연일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개항 95년 역사상 처음으로 폐쇄된 아시아의 허브 홍콩국제공항. 활주로가 이착륙하는 여객기 없이 텅 비어 있다.(2019.08.12)(자료:liveandletsfly) ⓒ스트레이트뉴스
개항 95년 역사상 처음으로 폐쇄된 아시아의 허브 홍콩국제공항. 활주로가 이착륙하는 여객기 없이 텅 비어 있다.(2019.08.12)(자료:liveandletsfly) ⓒ스트레이트뉴스

중국에 대한 압박과 평화적 해결 동시에 촉구하는 미국

지난 1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홍콩사태에 대해 “중국과 홍콩 사이의 일이다. 그들 스스로 문제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번 사태는 홍콩과 중국 사이의 문제”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자신의 트위터 글에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전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미 의회는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중국인들의 책무’를 거론하며 1997년 홍콩을 이양받을 당시 중국이 내세운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지키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를 견인하는 대형 이슈들(왼쪽부터 한일경제전쟁, 미중무역분쟁, 홍콩사태)(자료:philnews/연합뉴스/law)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를 견인하는 대형 이슈들(왼쪽부터 한일경제전쟁, 미중무역분쟁, 홍콩사태)(자료:philnews/연합뉴스/law)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정치 위기에서 경제 위기로 이행하는 홍콩사태

미중무역분쟁에 이어 반도체 핵심 부품・소재 3종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경제전쟁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홍콩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충격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10주째 계속되는 시위의 여파로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홍콩의 정치적인 위기가 경제적인 위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지금 만약 블랙스완(금융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이 있다면, 홍콩사태가 잠재적 블랙스완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아이스먼, 뉴버거버먼 수석 포트폴리오 책임자-

홍콩은 세계 굴지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아시아 은행들의 허브이기도 하다. 송환법이라는 정치적 사안에 대한 시위가 더 격화돼 불확실성이 증폭될 경우, 기업들과 투자자는 물론, 은행들까지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시위가 시작된 이후, 홍콩 주식시장에서는 5천억 달러가 증발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오는 주말까지 이어지는 중국 본토의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위 진압을 위해 인민해방군이나 무장경찰을 투입할지 홍콩경찰에 맡길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중국이 인민해방군이나 무장경찰 투입을 결정한다면, 이번 사태를 “홍콩과 중국의 문제”라며 개입하지 않고 있는 미국이 ‘중국 압박’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한일경제전쟁과 보다 첨예해질 미중무역분쟁으로 세계경제의 시계는 한층 어두워질 전망이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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