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⑧] 쟁점별로 따져본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
[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⑧] 쟁점별로 따져본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20.0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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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 불법경마 저지 및 장외발매소 문제 해결 효과 입증돼
이웃 일본, 온라인 발매 후 지역민 문화 공간 탈바꿈한 장외발매소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 후 경마 시행기관 매출이 폭증한 사례 없어
매출총량 초과, 구매상한선 붕괴, 과몰입자 양산에 대한 우려는 기우
제도 보완 통해 미성년자 접근 및 타인 명의 도용 우려 해소해야

영국에서 귀족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출발한 경마,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 호주, 독일, 프랑스 등 경마선진국에서는 이미 국민레저스포츠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경마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 국민의 반감을 사면서 출발한 데다 ‘시행은 하되 장려는 하지 않았던’ 정부 정책 탓에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강하다.

경마는 정말 도박일 뿐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합법 사행산업 7종 중 가장 큰 세수 확보원으로 공공재정 조성에 일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건전한 여가문화를 제공한다. 사회와 문화의식이 발전하고 힐링(healing)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차츰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온라인 마권발매’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론은 둘로 갈려 있다. 지금도 문제가 많은데 온라인까지 허용하면 ‘도박공화국’이 된다는 쪽과 온라인 마권발매야말로 급팽창 중인 온라인 불법도박시장을 잡을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쪽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국내외 합법 사행산업의 규모와 우리 국민이 경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불법도박의 규모와 실태,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 정도 등에 대해 살펴보고, 한국마사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마권발매가 시의적절한지 여부를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특집 기획기사 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지난해 1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갑) 등 국회의원 19인은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18일 상정됐고, 오는 25일 농림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26일 전체회의에서 의결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법안의 골자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이다. 13조5,000억 원 규모의 블랙마켓(black market)을 형성하고 있는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고, 장외발매소 과밀화 문제를 해소해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일부 학계와 언론을 중심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마사회의 매출이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와 “온 국민이 도박중독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추측이 나돈다.

ⓒ스트레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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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이 장외발매소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마사회 매출 폭증 우려, 매출총량 초과 우려, 구매상한제 붕괴 우려, 과몰입자 양산 우려, 미성년자 접근 및 타인 명의 도용 우려, 불법경마 확산 우려 등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우려들을 쟁점별로 살펴본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허용되면 장외발매소는 어떻게 되나?

이 질문은 사회문제를 양산하는 장외발매소의 과밀화와 관련된 것으로, 국회의원 19인이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내건 핵심 목적 중 하나다.

“장외발매소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원천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불법경마 또한 그 기세가 끝을 모르고 커져만 가고 있다. 장외발매소로 인한 문제와 불법경마를 합법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해 모색해야 할 때다.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보낸 개회사 중 일부다(2019.10.10).

경마 이용자가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렛츠런파크(서울, 제주, 부산경남 경마공원) 3곳과 장외발매소 30곳이다. 경주는 경마공원에서 개최된다. 장외발매소는 경마공원의 경주 실황과 배당률 등의 정보를 실시간 화상으로 관전하면서 마권을 구매하는 곳이다. 화상경마장이라고도 부른다.

1957년 명동에 1호점이 개점됐다. 이후 1980년대에는 4개소, 2000년대에는 20여 개소가 운영됐고, 지금은 수도권에 23개소(서울 10, 경기 9, 인천 4), 지방에 7개소(부산 2, 대전 1, 대구 1, 광주 1, 창원 1, 천안 1) 등 3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마 연도별 입장객수 및 매출액 추이(자료: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스트레이트뉴스
경마 연도별 입장객수 및 매출액 추이(자료: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스트레이트뉴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8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총 경마 입장객 1,268만 명 중 본장은 464만여 명으로 36.6%, 장외발매소는 800여만 명으로 63.4%를 차지했다. 매출액 비율은 7조5,376억 원 중 본장이 2조2,294억 원으로 29.6%, 장외발매소가 5조3,082억 원으로 70.4%다. 장외발매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호주,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경마 선진국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비롯, 오프코스 베팅지점(OCBBs), 유무선 전화, TAB 베팅숍, PDA베팅, TV베팅 등 다양한 발매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마권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본장과 장외발매소뿐이다. 온라인 베팅이 가능하나, 그것도 본장이나 장외발매소를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장외발매소를 둘러싸고 교통체증 유발, 불법주차, 장내 인원 과밀, 불결한 환경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음주와 소란에 이은 싸움박질로 통제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경주 개시 3~5분 전에 발매가 집중되는 바람에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구매상한선을 지키지 않는 통에 과몰입자와 중독자가 생겨나고, 학습권 침해, 사행심 조장, 사채 빚, 가정파탄에 이은 가족해체, 실업 증대, 범죄 증가, 자살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로 인해 지역민들은 사실상 장외발매소를 혐오시설로 치부한다. 장외발매소 개장이나 이전을 두고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과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공동협약식을 갖고 있다. 이 협약으로 서울 용산발매소(청파로 52)는 농촌 출신 대학생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장학관으로 변모했다.(2019.02.28) ⓒ스트레이트뉴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과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공동협약식을 갖고 있다. 이 협약으로 서울 용산발매소(청파로 52)는 농촌 출신 대학생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장학관으로 변모했다.(2019.02.28) ⓒ스트레이트뉴스

한국마사회는 2007년 강원도 원주에 장외발매소를 신규로 개장하려다 주민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2011년 전라남도 순천에서도 그랬다. 2012년, 서울 서초발매소는 이전을 추진하다가 소송까지 진행한 끝에 최종 무산됐다.

서울 마포발매소는 2007년 학교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정화구역’에 포함됐다가 2009년 문을 닫았고, 서울 성동발매소는 2011년 건물주와의 마찰로 폐쇄됐다.

2014년 개장한 서울 용산발매소는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전파를 타면서 국민적 이슈로 부상, 시민단체와 지자체, 기초・지역 의원 등의 조직적인 반대에 부딪혀 2017년 12월 폐쇄한 후 농어촌 대학생 기숙사로 전환하기도 했다.

장외발매소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말산업 부흥의 기반산업인 경마는 국가와 지자체 재정에 기여하는 등 순기능적 측면을 극대화하기도, 건전경마 활성화를 통해 진정한 국민레저스포츠로 거듭나기도 어렵다. 그저 또 하나의 도박산업에 그치고 말 공산이 큰 것이다.

실제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장외발매소가 만들어내는 각종 사회문제를 두고, “장외발매소 중심의 수익 구조는 경마를 레저스포츠가 아닌 도박으로 인식되게 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2012).

해결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도입이다. 이웃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중앙경마회의 장외발매소 매출 비중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일본중앙경마회의 장외발매소 매출 비중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1998년 일본 경마 이용객들이 장외발매소를 찾는 비율은 63%로 ARS(27%)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한 2002년 이후 장외발매소의 비중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온라인의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8년, 장외발매소 비율과 온라인 비율은 완전히 역전됐다.

2020년 현재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혐오시설이 아니다. 백화점 또는 호텔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건물 내에 말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설치,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 중심으로 부상해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2011년 온라인 발매시스템을 도입한 독일에서도 온라인 베팅이 늘어남에 따라 장외발매소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에서도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도입으로 리테일 아울렛(retail outlet)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매세 컨설팅(MASSES CONSULTING)에 의뢰해 실시된 연구용역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이 장외발매소보다 접근성이 좋아 장외발매소 이용자들이 상당 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베팅 플랫폼 혁신 및 선진화 방안에 대한 연구, 2017).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도입하면 베팅의 편의성이 현저히 개선돼 불법경마 이용자 중 약 40만 명이 합법경마로 넘어올 것으로 예측됐다. 마권 판매 금액으로는 대략 1조8,000억 원 규모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은 장외발매소 과밀화를 해소해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저감하는 한편,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안이다.

2002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작한 이후,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지역민이 즐겨 찾는 복합문화시설로 진화했다.(자료:TOMMY'S DINER by TOMMY LEE)
2002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작한 이후,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지역민이 즐겨 찾는 복합문화시설로 진화했다.(자료:TOMMY'S DINER by TOMMY LEE)

◆한국마사회 매출, 정말로 폭증할까?

경마는 복권(lotto)이나 카지노 등 일반 사행산업과 달리 기수와 말의 우승 경력, 말의 혈통, 경주 당일 컨디션, 날씨, 승식 등에 대한 학습과 판단이 필요하다. 경험이 많고 분석능력이 좋을수록 적중률도 높다.

학계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신규 이용자의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는다. 온라인 베팅 이용자 중 99%가 오프라인 베팅에 익숙한 이용자라는 해외조사 결과도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신규 이용자를 창출하기보다는 채널 이동효과를 유발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온라인에 친숙한 젊은 층이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진 않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까다로운 경마보다는 축구나 야구, 농구 등 다른 영역으로의 이동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지배적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2016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작했지만, 매출은 정체 내지 소폭 증가에 그치고 있다. 여타 사행산업 대비 배우기가 어려워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적이고, 누군가가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2002년에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 일본의 사례는 보다 선명하다. 1998년 1조 엔에 27%였던 온라인 마권 발매 비중이 2018년 1조9,000억 엔에 68.6%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998년 3조8,012억 엔에서 2018년 2조8,161억 엔으로 오히려 1조 엔가량 감소했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하면 한국마사회 매출이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한국마사회는 매년 가을 시민들을 위해 ‘플라워 피크닉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사진은 축제 기간에 진행된 버스킹 공연 코너(2019.09.21)(자료:한국마사회) ⓒ스트레이트뉴스
한국마사회는 매년 가을 시민들을 위해 ‘플라워 피크닉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사진은 축제 기간에 진행된 버스킹 공연 코너(2019.09.21)(자료:한국마사회) ⓒ스트레이트뉴스

◆경마 매출총량을 넘어설 경우 대책은?

현재 우리 정부가 인정하는 합법사행산업은 카지노(casino), 경마(horse racing), 경륜(cycle racing), 경정(motorboat racing), 복권(lotto), 체육진흥투표권(toto), 소싸움(bullfighting) 등 7종이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제2조 제1호).

합법사행산업을 운영하는 각 기관은 매년 매출총량을 배분받는다. 경마의 매출총량은 매년 8조 원 안팎이다. 매출총량제는 2009년부터 시행됐는데, 그동안 한국마사회가 총량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매출의 급격한 증가는 없을 전망이다. 총량 초과가 우려될 경우,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경주수나 승식을 조정해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마권 발매 자체를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다음과 같이 제6조 제4항에 총량 초과가 우려될 경우에 대한 대책이 명시돼 있다.

◆마권 구매상한제가 무너지진 않을까?

경마를 시행하는 세계 100여 개국 중 구매상한제를 운용하는 국가는 단 한 곳, 한국뿐이다.

마권 구매상한제란, 경주 1회당 최대 베팅한도를 설정해 놓은 제도를 말한다. 과도한 마권 구매를 억제하기 위해 1984년 처음 도입됐다. 현재 운용 중인 구매상한선은 10만 원인데, 26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도입되면 구매상한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현재 경마공원 3곳과 장외발매소 30곳에 한정된 ‘폐쇄형 모바일 발권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마이카드’ 회원에 가입한 후, 홈페이지에서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구조인데, 10만 원을 초과하는 마권 발권은 원천 차단되도록 설계돼 있다.

2018년의 경우, 총 입장객 중 폐쇄형 모바일 발권시스템을 이용한 인원은 하루 평균 3만여 명(37%)이고, 하루 평균 매출액은 109억여 원으로 총 매출의 21.8%를 차지했다. 1회 평균 베팅금액은 전체 평균 12,619원의 64%에 불과한 8,071원이었다.

구매상한선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제도가 하나 더 있다. 베팅금액이 5만 원 이상일 경우 반드시 전자카드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고액 베팅자 관리시스템’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과 병행 운용한다면, 구매상한선이 무너지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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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베팅하는 ‘과몰입자’가 양산되지 않나?

2018년, 한국마사회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유관기관이 경마 이용자들의 도박중독 유병율을 조사한 결과, 장외발매소가 44.6%로 나타났다. 과몰입자 양산을 낳는 장외발매소 매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다.

일본의 경우,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도입이 장외발매소의 현저한 감소로 이어진 바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할 때, 회원가입 시 중독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하고, 도박중독 자가진단테스트를 의무화하는 등 이용자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면, 과몰입자는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다.

◆미성년자 접근과 타인 명의 도용은 어떻게 막나?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비대면성’이다. 이로 인해 어떤 사업이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할 때면 미성년자 접근 문제와 타인 명의 도용 문제가 불거진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도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마사회가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에서 운영 중인 폐쇄형 모바일 발권시스템은 회원가입 단계부터 실명 인증을 거치게 돼 있다. 미성년자의 마권 구매행위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할 때, 현장 대면 회원가입 방식을 운용하거나 금융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실명제 운영, 마권 발매 시 인증방식 강화 등의 안전장치를 구축해 운영한다면 미성년자의 접근은 물론,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는 행위까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의 온라인 마권 발매가 어떻게 유해한지, 예금통장을 양도 또는 양수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등에 대한 계도도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주 트랙 중 하나로 불리는 프랑스 샹틸리 경마장(Chantilly Racecourse). 1897년 건설됐으며, 파리에서 북쪽으로 3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자료:architecturaldigest by Lionel Lourdell) ⓒ스트레이트뉴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주 트랙 중 하나로 불리는 프랑스 샹틸리 경마장(Chantilly Racecourse). 1897년 건설됐으며, 파리에서 북쪽으로 3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자료:architecturaldigest by Lionel Lourdell) ⓒ스트레이트뉴스

◆불법경마가 확산되는 것은 아닌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축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은 불법경마의 확산을 억제하고 불법경마 이용자를 합법의 세계로 유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도와준다면 제도의 순기능은 살리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런 ‘접근의 용이성’을 들어 불법경마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온라인 발매가 불법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이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 이미 입증됐다. 합법사행산업이 제공하는 경주 정보와 환급시스템의 신뢰도가 불법보다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홍콩, 일본 등 오래전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한 국가들은 불법도박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불법경마의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온라인 발매를 개시한 2008년부터, 프랑스에서는 온라인 발매를 개시한 2010년부터 합법과 불법의 골든크로스가 형성됐다. 불법 천국이던 독일에서도 2011년 온라인 발매를 시작하자마자 불법의 기세가 현저히 꺾였다.

2000년대 온라인 허용국의 스포츠베팅 시장규모 ⓒ스트레이트뉴스
2000년대 온라인 허용국의 스포츠베팅 시장규모 ⓒ스트레이트뉴스

대부분의 경마 선진국은 온라인 불법경마를 잡기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는 불법경마에 대응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목적은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해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고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장외발매소의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고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는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경마 시행기관의 매출이 폭증했거나 매출총량이 초과한 사례는 없다. 구매상한선 붕괴와 과몰입자 양산에 대한 우려도 기우일 뿐이다. 미성년자 접근이나 타인 명의 도용 우려는 제도 보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후속기사에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도입해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한 경마 선진국들의 사례와 현황을 살펴본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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