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청소년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의 선호 주거지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서울 양천구 목동. 이같은 목동의 '실질적 범위'는 어디까지로 여겨야할까. 이런 의문을 갖도록 하는 소형 아파트 단지가 31일 양천구 신월동에서 분양을 시작했다.

'파라곤' 상표를 쓰는 동양건설산업이 서울 양천구 신월2동의 신월4구역(신월동 489-3) 일대를 재건축한 '신목동 파라곤'의 분양에 나섰다.

이 단지는 지하 2층, 지상 18층, 5개 동, 전용면적 59-75㎡, 총 299가구 규모다. 이 중 일반분양분은 153가구다.

이 단지는 31일 특별공급에 이어 1순위 청약에서 흥행몰이는 따논당상이다.

◇'신목동 파라곤' 부지의 동북쪽서 서남쪽을 바라보는 구도로 찍은 사진. (사진=이준혁 기자)
◇'신목동 파라곤' 부지의 동북쪽서 서남쪽을 바라보는 구도로 찍은 사진. (사진=이준혁 기자)

◇단지명 '목동' 구설수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부지 주변의 유력한 지명을 차용해 '신(新)' 등의 수식어를 붙여 아파트의 이름에 사용하는 것은 이제 어색하지 않다. 동탄신도시-영통지구의 사이인 망포동(수원)-서천동(용인)-반월동(화성) 등지서 쓰이는 '신영통'과 '신동탄'은 이미 그 지역 실질적 지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다만 이런 '인접 유명 지명 차용' 역시 거리 가깝거나 이해 갈만한 사유 있어야만 인정받는다. 서울이나 각 광역시에 접하는 지역이 아님에도 서울이나 광역시의 이름을 방위와 사용하는 몇 대학교가 뒤에서 조롱(?)받는 모습과 유사하다.

서울 목동 지역은 '목동아파트'라고 흔히 부르는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가 주축인데, 8-14단지 주소는 신정1·2·6·7동이다. 그렇기에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선 '신정1·2·6·7동에 있는 목동아파트 단지'도 목동으로 불러도 거부감이 없으며, 이들 단지와 접한 단지까지 '목동생활권'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신목동 파라곤' 단지는 '이름만 신목동' 형태며, 실제론 목동과 접하지도 않는 신월동에 생긴다. '가장 가까운 목동' 땅인 목동역 6번출구(목동역은 서쪽은 신정동이며 동쪽은 목동)까지는 1.9㎞인데, 기나긴 언덕을 두 번이나 오르내려야 하기에 걷기가 꽤 어렵다.

'목동'을 원하는 다수의 실질적 이유인 '목동학원가' 이동거리 또한 만만찮다. 서정초 동쪽 블럭 대형 학원과 주변까지 2.5㎞쯤, 인문계 입시학원은 물론 예체능 입시학원도 많은 오목교 학원가까지 3㎞쯤, 합법적 학원과 교습소에 불법적 과외방 포함해 300여곳 이상의 사교육장이 있다고 알려진 파리공원과 월촌중 사이는 4-4.5㎞쯤 거리다. 파리공원과 월촌중 사이의 학원가는 강서구 염창동이 오히려 가깝다.

또한 이 지역 중학교 학군은 '강서양천4학교군'이다. 위장전입 등을 빼곤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 '양천구 을' 지역 학교만 배정된다. '목동생활권' 거주자와 다른 학교로 가는 것이다. 고교 학군은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관내 전체나, 실제론 인근 신서고-백암고 등만 배정된다. 

◇'신목동 파라곤' 견본주택.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청약 의향자의 출입을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통제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신목동 파라곤' 견본주택.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청약 의향자의 출입을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통제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 299가구 작은 단지…남향 또는 서향

'신목동 파라곤' 단지는 299가구 규모며 조합원 분양 물량을 제외하면 153가구가 일반분양 절차로 주인을 찾는다. '이름과 달리 우량하지 않은' 입지에 단지 규모도 아쉽다.

다만 향(向)은 25가구만 남향이고 77가구가 서향인 59㎡A 주택형 빼면 남향 또는 남향에 가까운 남서향 또는 남동향 형태다. 넓지 않은 공간에 남향 위주로 배치하려 노력한 모양새다.

주택형은 5가지다. 59㎡A형 102가구(일반분양 18가구), 59㎡B형 26가구(〃 15가구), 74㎡형 96가구(〃72가구), 84㎡A형 45가구(〃 30가구), 84㎡B형 30가구(〃 18가구)다. 59㎡A 주택형이 최다이나, 일반분양 주력 주택형은 74㎡이다.

74㎡형은 탑상형(타워형) 평면이다. 상대적으로 탑상형 선호가 적은 현상을 감안시, 단지 일반분양 물량 47%가 탑상형인 것은 이채롭다. 74㎡형에는 방 3개와 욕실 2개 등이 있다.

조합원 분양 물량 포함시 최다인 59㎡A 주택형은 '안방-거실-방2' 형태의 3베이 판상형 평면이다. 방3가 거실과 반대 향이다. 59㎡B 주택형은 74㎡ 주택형의 축소판이다.

84㎡A·84㎡B 주택형은 방2-방3-거실-안방 구조의 4베이 판상형 평면으로 거의 동일하나, 현관 문 방향이 다르고 소숫점 단위의 꽤 작은 면적 차이다.

◇'신목동 파라곤' 남쪽이자 양강초 남쪽의 도로인 오목로. '신목동 파라곤' → 양강중4거리, 양강중4거리→신정역 구간이 오르막길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신목동 파라곤' 남쪽이자 양강초 남쪽의 도로인 오목로. '신목동 파라곤' → 양강중4거리, 양강중4거리→신정역 구간이 오르막길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목동은 커녕 신정동도 아닌만큼 분양가는 목동에 비해 싼 3.3㎡당 2060만원

'신목동 파라곤' 아파트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60만원이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59㎡ 규모 4억8860만-5억3670만원, 74㎡ 규모 5억9930만-6억6330만원, 84㎡ 규모 6억2740만-7억1260만원 등이다.

숫자를 잘못 표기한 것이 아니다. 최근 평균시세인 서울 3171만원과 양천구 3488만원에 비해 40%가량 싸다. 같은 '양천구 을' 국회의원 선거구 지역의 단지지만, 큰 길(중앙로)만 건너면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0단지인 '호반써밋목동'(407가구, 2022년 3월 준공 예정)의 3.3㎡당 평균 분양가 2448만원에 비해서도 저렴하다. 전술한대로 목동은 커녕 신정동도 아닌 신월동 아파트이다.

'신목동 파라곤' 분양가는 9억원 미만이라 은행권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특별공급에서 사람들이 꽤 몰린 이유 중 하나로써 꼽힌다. 교통 편치 않고(신정네거리역 및 신정역 다 도보 15-20분 전후), '목동 학군'(중학교 기준 강서양천3학교군) 배정은 불가하나 정부 규제가 겹겹이 강화된 상황에 차량을 통한 목동 학원가 이동가능 지역서 은행권 대출이 가능한 경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세차익은 가능할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로는 인근 '신정뉴타운 롯데캐슬'(930가구, 2014.2 준공)은 최근 3달간 59㎡ 규모 주택형이 7억8000만-8억원, 84㎡ 규모 주택형이 8억9000만-9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롯데캐슬'(1단지 197가구, 2단지 120가구, 두 단지 다 2010.10 준공)은 지난 5월 59㎡ 주택형 5억6000만원, 84㎡ 주택형 7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신목동 파라곤' 분양가와 비교하기 쉽지 않다. '양천롯데캐슬'은 '신목동 파라곤' 대비 전철역과 멀고 12년 이상 구축이나 '롯데캐슬' 브랜드 단지다.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은 신목동 파라곤' 대비 8년 이상 구축이나 역시 '롯데캐슬' 브랜드 단지며, 신정네거리역 도보 500m 거리 역세권이면서 '중품아'(신남중 옆)이고, 단지 규모가 크며, 주변 많은 지역이 아파트 단지가 된 곳이다.

신월동 S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목동 파라곤' 단지는 장·단점이 다 있다. 신월동이라 주변 인프라는 목동과 신정동에 비해 열악하나, 차로 조금만 가면 목동생활권을 이용 가능한 데다. 또한 목동아파트 철거 시작시 잠시 전월세로 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 임차 가격도 높을 것"이라며 "다만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등의 신월로 남쪽 단지에 비해서는 단지의 규모가 작고 입지도 좋지 않으며 브랜드 선호도도 낮기에, 두 단지보다 2~3년 새 단지여도 집값을 따라잡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목동 파라곤'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신목동 파라곤' 주택형 및 분양가. (정리=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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