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화학무기 공격 책임자로 지명…"48시간내 중대 결정"

"짐승 같은 아사드(시리아 대통령)를 도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시리아 두마 화학무기 사태의 책임자로 지명, 비판해 관심이 모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인 동구타 두마에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졌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앞으로 24~48시간 이내 미국의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인 동구타 두마에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졌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앞으로 24~48시간 이내 미국의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 뉴시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설과 영국 이중스파이 피살 시도 의혹가 제기됐을 때도 트럼프가 푸틴에 개인적 비판을 가한 사례는 없다. 이에 시리아 반군 점령지역인 동구타 두마에 화학무기로 공격한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러시아 압박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서 분별 없는 화학 공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죽었다"며 "잔혹 행위가 벌어진 지역은 봉쇄돼 시리아군에 포위돼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권과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은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해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 중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설이 불거질 때마다 아사드를 감싸며 서방과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두마 화학무기 참사를 규탄한 것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트럼프는 러시아를 비판하면서도 푸틴에 관해서 만큼은 개인적 공격을 자제하며 관계 개선을 추구했다.

뉴욕매거진(NYM)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의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한 건 트럼프가 지난해 1월 20일 취임한 지 꼬박 444일 만이라며, 트럼프가 푸틴에 관해 개인적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언행은 애써 자제해 왔다고 지적했다.

분석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클리프 컵천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가 푸틴을 내버려 두도록 한 요소가 무엇이든 이젠 끝났다"며 트럼프가 불과 48시간 만에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고 푸틴을 향해 손가락질 했다고 설명했다.

컵천 회장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확인되면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가할 것이라고 본다"며 "6일 제재 역시 가혹했다. 러시아로부터 이득을 보는 이는 누구나 제재 대상이라는 선례를 세웠다"고 했다.

트럼프의 푸틴 비판이 더욱 강한 러시아 압박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일회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푸틴을 높게 평가한 트럼프는 지난달 참모진 만류에도 푸틴에 재선 축하 전화를 하며 그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는 8일 두마 사태와 관련한 트위터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아사드 정권, 이란을 비판한 뒤 곧바로 자신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오바마가 시리아 화학무기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태가 이 지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과 정부 관료, 이들이 연계된 기업 등 모두 38개 개인과 기관들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들과의 거래를 금지시킨다는 제재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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