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마이너스 전환…상장사 영업익 대부분 감소
투자 감소세…가계대출, 신용대출 증가세

"비교적 어려움을 나름대로 관리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지난 1년간 경제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발언하면서, 정부가 과연 국내 경제 상황을 잘 진단하고 제대로 처방을 내리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5월 100.7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6월에 100.6, 7월 100.5, 8월 100.4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99.8로 100선이 무너진 뒤 지난 3월까지 4개월 연속 99.8을 기록했다. 이는 불황국면에 들어섰다는 징표로 볼 수 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생산, 소매판매 등 7개 지수로 구성된 동행종합지수에서 추세변동분을 제거한 지표로, 현재의 경기가 어떤 국면 및 전환점에 있는지 파악할 때 이용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호황, 100에 미치지 못하면 불황으로 나뉜다. 

수출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올해 4월 수출은 500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 줄었다.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18개월만이다. 일 평균 수출도 21억8000만 달러로 3.7% 줄어들며 17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기업들 실적 역시 좋은 상황이 아니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44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은 463조89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조8026억원, 2억8337억원으로 9.96%, 2.63%씩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분기 코스피 상장사 매출은 403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 영업이익(27조1604억원)과 순이익(21조1452억원)은 각각 6.43%, 13.01%씩 줄었다. 

경기가 회복되려면 투자가 중요한데도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8%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는 3.5% 증가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11.6%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5% 감소했다. 최근 주택과 사무실 수주 부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잡히지 않아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면서 주담대는 줄어들고 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7조3000억원 오르면서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확대됐다. 주담대 증가폭은 2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반해 기타대출 증가폭은 2조7000억원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돼 전월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개인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 주담대가 줄고 있으나 신용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서민들이 생활고 등으로 빚을 늘리고 있다고 예측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등기로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만 추락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되돌아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년간의 정책을 근본적으로 대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학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정부는 세금을 더욱 많이 거둬서는 안 된다"면서 "경기 부진 때는 세금을 덜 거둬서 '재정의 경기 안정장치'가 작동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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