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0.25%p 올려 올해 두번째 인상
올해 4회 인상...한국과 금리차 0.5%p로 확대
한국 등 이머징 자본유출 가능성 커져 초긴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3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올해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2.00%으로 한국 금리(1.5%)와 격차가 0.5%포인트로 확대됐다. 양국 금리차는 2007년 8월 이래 가장 크다.  게다가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횟수를 기존의 3회에서 4회로 높여 잡으면서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었다. 

연준, 매파적 금리결정 + 비둘기파적 의사소통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경제전망을 소폭 상향하며 금리 인상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올해 성장률 예상치는 기존의 2.8%에서 0.1%포인트 올렸다. 올해 인플레이션은 2% 목표보다 소폭 넘어 2.1%로 잡아 '오버슈팅'을 허용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금리결정을 눌러주는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시장을 달랬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를 지나치게 빠르거나 지나치게 느리게 가져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FOMC부터는 매번 회의 때마다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준 의장 기자회견은 3개월에 한 번 꼴로 격회에 진행되는데, 내년부터는 연 8회 진행될 전망이다. 

매파적 금리결정과 비둘기파적 의사소통으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0.5% 미만으로 떨어지는 데에 그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9.53p(0.47%) 하락한 2만5201.20을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1.22p(0.40%) 내린 2775.63을 나타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8.10p(0.11%) 하락한 7695.70을 기록했다. 달러는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어나면서 장중 강세를 보였다가 시장의 초점이 14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금리결정으로 쏠리면서 하락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1% 내린 93.60을 기록했다.

◆ 글로벌 유동성 이탈로 이머징 '좌불안석'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신흥국)의 자금 유출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이머징 통화에 하방압력이 강해지는 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이머징마켓 통화지수는 4월 초 기록했던 올해 고점에서 3.54% 떨어졌다. 

이머징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준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값싼 유동성이 넘쳐났다. 이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유입, 신흥국에서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내부적 상황으로 불안한 이머징이 외부 영향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만연한 인플레이션과 외채에 대한 높은 의존으로 인해 고통이 두드러지고 있다. 양국은 모두 경상수지 적자가 대규모이며 물가상승률은 두 자리 수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25%에 이른다. 

이머징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본이탈을 완화하는 데 보탬을 줬다. 하지만 달러는 약해질 신호가 보이지 않고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4년 만에 최고치 수준이어서 고통은 당분간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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