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간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 나갈 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균형과 견제, 조화를 통해 발전하는 지방분권시대에 어느 특정당의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으나 올해 7차 지방선거의 판세는 크게 기울어진 형국이다. 그러나 '끝나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 것이 선거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전에 박수를 보내며 29일부터 선거 직전까지 격전지에서 뛰고 있는 주요 승부사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판세를 분석한다. <편집자주>

6월 8일, 9일 실시된 사전투표가 투표율 20.14%로 별 탈 없이 마감된 가운데, 본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여당의 전통 텃밭인 전남과 광주, 전북 역시 여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된다.

압승이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영록 전남도지사 후보(62.6%),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68.6%), 송하진 전북도지사 후보(63.6%)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압승이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영록 전남도지사 후보(62.6%),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68.6%), 송하진 전북도지사 후보(63.6%)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해보나 마나 한 선거 분위기

한마디로 ‘해보나 마나’다. 전남도지사 선거, 광주시장 선거, 전북도지사 선거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전남도지사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영록 후보, 바른미래당의 박매호 후보, 민주평화당의 민영삼 후보, 정의당의 노형태 후보, 민중당의 이성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갤럽(뉴시스, 무등일보, 사랑방뉴스룸 의뢰) 여론조사 결과, 김영록 후보가 62.6%를 얻어 5% 미만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친 여타 후보들을 멀찌감치 밀어냈다.

광주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용섭 후보, 바른미래당의 전덕영 후보, 정의당의 나경채 후보, 민중당의 윤민호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용섭 후보가 68.6%로 역시 5% 미만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여타 후보들을 따돌렸다.

전북도지사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송하진 후보, 자유한국당의 신재봉 후보, 민주평화당의 임정엽 후보, 정의당의 권태홍 후보, 민중당의 이광석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송하진 후보가 63.6%로 독주하고 있다.

민주당의 세 후보는 거의 모든 권역과 모든 연령층, 모든 직업군에서 타당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세 지역에서 당선될 후보가 우선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복지 확대, ▲문화 및 교육 인프라 확충, ▲교통체계 개편,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꼽았다.

변수로 꼽히는 사안들이 없지는 않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드러난 민주당의 독선,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주장하는 다당제 붕괴 우려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러나 네거티브조차 무용지물인 상황이라, 엄청난 이변이 없는 한 대세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남 탈환 의지 드러내 보이는 민주당

전남・광주・전북은 1995년 민선 1기 출범 당시부터 보수 정당 광역자지단체장을 한 번도 허락하지 않은 지역이다. 보수 진영 인사의 당선 가능성에 관한 한, 여론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70%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보수의 입지는 더 쪼그라들었다. 자유한국당이 전남과 광주에 후보조차 내지 못한 이유다.

전남, 광주, 전북, 이 세 지역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맹주인 민주당에 대항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얼마나 존재 가치를 드러내느냐다. 국민의당에서 갈라져 나온 민주평화당이 정치적 지지 기반을 얼마나 유지할지, 영호남이 뒤섞인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얼마나 빠졌을지에 따라 선거 이후 정국이 요동치는 수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4・13총선 유세 당시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여론조사 비교(2016.02.14)(자료:TV조선 화면 갈무리)
2016년 4・13총선 유세 당시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여론조사 비교(2016.02.14)(자료:TV조선 화면 갈무리)

특히 호남(전남・광주)은 국민의당이 지난 2016년 4・13총선에서 민주당에 참패를 안겨준 지역이라서, 민주당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을 탈환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기초 의원 등 모든 선거에 후보를 냈다.

지방선거 후 야권 발 정계 개편의 출발지 되나?

민주평화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당의 존립까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모든 정치적 지지 기반이 사라지는 탓이다. 설상가상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당 안팎으로부터 강력한 ‘민주당 복귀 요구’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 또한 결과에 따라 내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정치적 지지 기반이 광주인 박주선 공동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이 지역에서 민주평화당과 대결을 펼쳐왔던 바른미래당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한 이후 여론이 악화되었고, 이번 선거에 나설 후보조차 찾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인물난을 겪은 바 있다.

최근에는 한국당의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협상 도중에 ‘당대당 통합’이라는 부정적 이슈까지 불거져 나와 6명의 호남계 의원들이 극렬히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정가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이 세 지역을 잃을 경우 자유한국당과의 ‘중도・보수대통합’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당내 호남계 의원들의 탈당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전남・광주・전북의 선거 결과가 향후 이 지역뿐 아니라 여의도 정가 전체 판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 분열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64.1%, 국민의당은 10.0%, 정의당은 5.6%, 자유한국당은 3.4%, 바른정당은 2.7%를 얻었다.

지방선거전이 본격화한 후, 민주당의 지지율은 70%로 올라선 반면, 정의당은 5% 내외로 보합세를 보였고, 국민의당에서 떨어져 나온 민주평화당 및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은 각각 7%, 4% 내외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남・광주・전북의 민심은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존속을 허용할까? 아니면 민주당에 몰표를 줌으로써 이 세 지역을 야권 발 정계 개편의 출발지로 만들어 버릴까? 야권 발 정계 개편 여부를 판가름할 심판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태현 bizlink@hanmail.net

 

[전국 지방선거 판세 분석]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예측
여당, '대세론'에 압승 vs 야당 '보수층 대결집' 기대

지난 2일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여야가 주말 표심잡기에 돌입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여야는 지지 기반이 두터운 지역을 중심으로 필승을 주장하지만, 실제 여론 조사 결과는 희망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어느 당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을 차지하느냐다. 한반도 평화시대와 지방분권을 포함한 개헌 등 향후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자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배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최대 변수는 단연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이다. 12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체제보상에 포괄적으로 합의할 경우, 13일 선거는 여권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인물과 정당, 공약이 당락에 변수로 좌우되는 전국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역시 집권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장 선거에 대한 여야의 판세 예측과 기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 대세론이 우세하나 보수결집을 내세운 야당이 막판에 선전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자료:중앙선관여론조사심의위원회/그래픽:스트레이트뉴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장 선거에 대한 여야의 판세 예측과 기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 대세론이 우세하나 보수결집을 내세운 야당이 막판에 선전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자료:중앙선관여론조사심의위원회/그래픽:스트레이트뉴스)

현재 여당 절대 우위의 지방선거 판세를 뒤집을 변수는 북미정상회담에 가려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수도권을 포함, 9곳에 단체장을 배출하는 등 '9+알파(α)'를 내걸었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대구와 경북, 제주 등 한국당이 선전 중인 3곳을 제외한 14곳에서 단체장 배출이 확실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당은 당 차원에서 광역단체장 판세를 공식 예측하지 않고 있으나 홍준표 대표가 6~9곳 당선을 장담한 바 있다. 홍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6·13 지방선거를 전망하면서 “초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선거 환경도 좋다. 지방권력까지 넘어가면 일당 독재국가가 된다"며 보수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장에 대한 여야의 선거 판세 예측과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등을 취합한 ‘정당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의 판세 예상’은 다음과 같다.

◇ 여당 절대 우세 전망
 서울, 부산, 경남,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 야당 우세 전망
 대구, 경북 (자유 한국당)

◇경합
 제주 (무소속과 더불어민주당)

이번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가 받게 될 투표용지는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시・도의원(지역구/비례대표), 기초시・군・구의원(지역구/비례대표), 교육감 등 총 7장이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역은 총 8장이다.

※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 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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