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시아국가로는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에도 불구하고 경기력 논란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전날 한국대표팀이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격파한데 대한 찬사와 대조적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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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9일(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폴란드와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일본은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해 세네갈과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우위를 점하며 간신히 16강에 합류했다. 

일본은 이날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무난하게 16강이 점쳐졌다. 이를 의식한듯 일본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스타팅 멤버를 대거 교체하면서 경기전부터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전반을 0대 0으로 마친 두팀은 후반 14분 폴란드의 쿠르자와의 프리킥을 받은 베드나렉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며 균형이 무너졌다. 당시 같은 조의 콜롬비아와 세네갈이 여전히 0대 0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만큼 일본은 순식간에 조 3위로 밀려나면서 조별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급해진 일본은 공세로 전환하면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1대 0으로 앞서며 '시간끌기'에 들어갔다.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 역시 1승에 만족하는 듯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는 등 양팀의 형편없는 경기력에 경기장에는 야유가 가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승점과 골득실, 상대전적이 모두 같을 경우 페어플레이 점수를 기반으로 16강 진출팀을 가리고 있다. 페어플레이 점수란 경고와 퇴장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일본이 경고 3장, 세네갈이 5장으로 일본이 앞서 있었다. 결국 H조의 경기는 그대로 끝나면서 일본이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다른 경기 결과에 운을 맡긴채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한 일본에 대해 전세계 언론이 단단히 뿔이 났다. 

영국 더선은 일본 대표팀의 경기 직후 "니시노 감독이 폴란드전에서 '스포츠 할복'을 자행해 16강행 골든 티켓을 찢어버릴뻔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자존심이 강한 사무라이들의 자살 방법인 '할복'이라는 말로 명예롭지 않은 일본의 16강 진출을 강하게 지적한 것이다. 

BBC 해설위원이자 북아일랜드 대표팀의 감독인 마이클 오닐은 "다른 경기 결과에 모든 운명을 맡기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음 라운드에서 패배했으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일본 내에서도 비판과 이해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 사커다이제스트는 "팬들 사이에서도 '월드컵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라는 비판과 '그래도 16강에 나가지 않았는가'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과의 16강 상대가 결정되는 G조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잉글랜드에 1대 0으로 승리하면서 조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는 일본과, 잉글랜드는 콜롬비아와 16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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