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일본이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최고이변의 주인공이 될뻔했다.

일본은 3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월드컵 16강전에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내리 세 골을 실점하면서 2-3으로 패했다.

경기전 전세계 언론은 벨기에의 낙승을 예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벨기에와 일본(61위)의 객관적 전력차가 클 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이미지에서도 일본은 열악했다.

앞서 치러진 조별예선 최종전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페어플레이 점수로 근소하게 세네갈을 앞선 것을 의식한 일본이 종료 15분 전부터 '공돌리기'를 선택해 전세계 팬들의 비난을 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경기의 심판이 세네갈 출신이라는 점도 일본 대표팀에게는 무언의 압박이 될 것으로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니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선수단 몸값만 1조원에 달한다는 '황금세대' 벨기에를 맞이해 일본은 수비에 주력하면서 전반전을 0대 0으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 초반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와 이누이 다카시가 순식간에 두 골을 성공시키며 대이변의 서막을 연출하는 듯 했다. 그러나 피파랭킹 3위 벨기에의 공격력은 세계최고 수준이었다.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벨기에의 얀 베르통언이 행운의 헤딩골로 1점을 만회하더니 곧바로 교체투입된 마루앙 펠라이니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2대 2로 균형을 맞췄다.   

당황한 일본은 베테랑 혼다 케이스케를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실제 혼다는 이날 경기 막판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킥을 날렸지만 벨기에 골키퍼 쿠르트와에게 막혔다. 

종료 30초를 남기고 모두가 연장전 승부를 떠올릴 즈음 벨기에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버저비터'를 만들어 냈다. 미드필더 케빈 데브라위너가 속공을 주도한 가운데 교체 투입된 나세르 샤들리가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일본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아시아팀으로는 최초로 원정 8강에 진출한 북한 이후로 또 다시 역사를 쓸 뻔 했지만 막판에 무너지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펼쳐진 브라질과 멕시코의 16강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네이마르의 활약으로 브라질이 2-0으로 승리했다. 브라질은 벨기에와 8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