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서 생태교육·체험의 거점으로 변신

하동군 북천면에 위치한 옛 북천중학교가 ‘하동나림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단장되며 지역 아이들과 주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났다.

2006년 폐교된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던 교정이 하동군의 정비사업을 통해 생태교육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공원 명칭은 소설가 이병주 선생의 호 ‘나림(那林)’에서 따왔으며,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잇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하동나림 생태공원' 전경. 하동군 제공
하늘에서 바라본 '하동나림 생태공원' 전경. 하동군 제공

나림공원은 자연환경 보전과 주민 일상의 휴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작은 지리산’을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인공 시설을 최소화하고, 지리산 자생식물과 천연 잔디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히어리, 백합나무, 당단풍 등 132종 약 4만8천 주·본의 수목과 초화류가 식재되어 연간 약 19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중립형 녹지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옛 학교의 교문, 석상, 표지석 등 기존 시설물을 보존해 졸업생에게는 추억을, 지역민에게는 세대를 잇는 공감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공원은 지리산의 생태와 자연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산수국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로드’ △야생초의 향연이 펼쳐지는 ‘산야초원’ △이국적 분위기의 ‘이끼고사리원’ △차와 함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야생차 비원’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지리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곳곳에 설치된 안개 분무시설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다양하다. 스카이워크, 무지개그네, 미니짚라인, 조합놀이대 등 체험형 시설이 설치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기존 학교 건물은 문화·체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방문객들은 북카페에서 독서를 즐기거나 영상관에서 다양한 영상을 관람할 수 있으며, 공방에서는 키링 등 아기자기한 소품을 직접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아이들이 하동나림 생태공원에서 놀이시설을 체험하고 있다. 하동군 제공
아이들이 하동나림 생태공원에서 놀이시설을 체험하고 있다. 하동군 제공

나림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지역 생태교육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인근 시·군 교육기관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으며, 하동생태해설사가 진행하는 지리산 야생화 해설, 숲속 곤충 체험, 식물 탐방, 다도 체험 등 다양한 생태·문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감수성과 환경 의식을 함께 배우고 있다.

하동나림 생태공원은 북천 코스모스·양귀비 축제장과 연계되어 누적 방문객 7천 명 이상이 다녀가는 지역의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난 6월 ‘하동 핫플레이스’로 공식 지정되어, 향후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한 방문객은 “놀이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았다”며 “아이들과 야생화를 구경하고 북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자연 속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동군은 앞으로도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환경 행사를 연계해 지리산권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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