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통화선도계약 손실만 506억원
증시 호황에도 환율 상승 변이
수출 도움 받지만 채산성 ‘빨간불’

환율이 급등해 포스코의 파생상품 손실이 커졌다. 사진은 포스코 사옥.
환율이 급등해 포스코의 파생상품 손실이 커졌다. 사진은 포스코 사옥.

포스코는 원달러 환율 급변에 따른 파생상품 손실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이 치솟고 있어 4분기 관련 손익의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원달러 환율은 1354원, 9월30일 1406원으로 3.84% 상승했다. 이날 오전 9시 반경 환율은 1464원으로, 3분기말부터 4.12%, 반기말부터 8.12% 급등했다.

이를 배경으로 포스코는 3분기 통화스왑과 통화선도계약 파생상품에서 각각 거래손실만 77억원, 506억원씩 발생했다. 거래이익은 5억원에 불과하다.

3분기말 기준 평가손실도 통화스왑 872억원, 통화선도 93억원씩 잡혀 있어, 이후 환율이 더 오른 만큼 확정 손실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포스코는 "해당실적의 경우 24년 연말 대비 비교 기준으로,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한 손실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환율 변동 헤지 상품은 계약 포지션(입장)에 따라 손실도 이익도 발생할 수 있다.

환율이 최근처럼 폭등하면 파생상품 손익의 변동성이 커진다. 과거엔 키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요즘엔 그럴 위험은 덜하다. 키코 사태 후 기업들의 환 관련 파생상품 가입은 매우 보수적으로 변했고, 고위험 상품 판매도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환 관련 손익은 개별 기업 마다 외화채권과 외화채무 비중에 따른 유불리가 나뉜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 넥스트칩의 경우 3분기 외화채권과 외화채무 규모가 비슷했다. 회사는 관련 자산에서 3분기말 기준 환율이 10% 상승 시 1169만원의 세후 이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유래 없는 호황을 보이며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입됐음에도 원화약세가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 감지된다. 시장에선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를 더 선호하는 소위 ‘서학개미’의 증가, 대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기업들이 외화 환전을 미루고 있을 가능성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시적으로 고환율은 수출에 도움을 주지만 원자잿값 상승 탓에 채산성이 감소할 수 있다. 또 내수부진과 국내 소비 위축을 심화시켜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만큼 당국의 통화 유동성 관리가 필요해진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들을 대상(150개사 응답)으로 2026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대부분(95.3%)은 2026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77.3%)하거나, 악화(18.0%)될 것으로 보았다. 내년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 답한 기업은 4.7%에 그쳤다.

기업들이 2026년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평균 1375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56원으로 집계됐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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