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 ‘순익 50% 3년 더 지속’
메리츠 주가 상승 상대적 소외, “상황 바뀔 것”
메리츠금융지주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 268억원(연결 기준)을 신고하며 3분기 만에 2조클럽에 가입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날 3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정부의 밸류업 정책 시행 이전부터 이어온 순이익 50% 주주환원을 내년부터 3년간 연장할 것을 약속했다.
메리츠금융은 3분기 누적 종전 최대 실적인 지난해(1조 9835억원) 대비 순이익이 2.2% 증가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4조 9522억원, 영업이익은 2조 5338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132조 6,895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9%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회사 측은 호실적의 원인에 대해, 메리츠화재의 양질의 장기인보험 매출 및 투자손익 증가, 메리츠증권의 기업금융 투자수익 및 자문 실적 개선 등으로 설명한다.
메리츠화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4511억원(별도 기준)으로 집계됐다. 3분기 순이익은 4638억원으로 올해 매 분기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7016억원, 당기순이익 6435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2018년 1분기부터 31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메리츠화재 측은 “대내외 영업환경의 변동성 속에서도 ‘가치총량 극대화’라는 경영 원칙에 따라 수익성 중심의 신계약 확보에 주력했다”며 “탄탄한 자산운용 성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메리츠증권은 양질의 딜소싱을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IB) 성장과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 수익 개선 등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 중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 내년부터 ‘순익 50% 3년 더 지속’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4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주주 CEO 김용범 부회장은 “2026년부터 3년간 총 주주환원율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원칙으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메리츠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 결과 그간 총 주주수익률(TSR)은 175%을 기록했고, PER(주가순자산비율)은 3배 수준에서 현재 8배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M&A 등 장기수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50% 주주환율율 유지 원칙을 일부 수정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M&A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수료 무료 정책에 기반한 리테일 고객자산 증가와 연관해 2027년 이후 성장 계획 및 신규 플랫폼 런칭 시가와 효과를 묻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질문도 이어졌다.
메리츠증권 CEO 장원재 대표는 “현재 수수료 경쟁력에 기반한 리테일 유지 및 확장 기조를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는 AI기반 투자커뮤니티를 런칭해 글로벌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국경에 제한없는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개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AI 프라이빗 뱅킹 파트너로서 새로운 투자문화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업계 전반의 위험손해율 증가, 예실차 적자폭 확대 기조 속에 메리츠화재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질문했다.
메리츠화재 CEO 김중현 대표는 “의료파업 기저효과가 있고, IFRS17 시행 직전인 2022년 하반기 이후 업권내 과당 출혈경쟁 후폭풍이 있다”며, “GA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장 규모 자체는 역대 최대이나 2023년과 2024년 상품 판매 분에서 손해율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으나 2025년 메리츠화재는 경쟁사대비 우위를 보이고, 예실차도 플러스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상황을 묻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질문에는 “내년에도 손해율 등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더 악화될 여지도 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운용수익 부문에서 개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중장기 수익률 개선에 초점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이 강점을 보여온 부동산 PF 부문을 대체할 먹거리에 대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의 질문도 이어졌다.
지주 최희문 부회장은 “부동산PF 부문은 회복속도가 느려 전통 기업금융부문과 주식 대체투자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할 것”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투자자산으로 투자대상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하락기에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로 자본수요가 늘며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최 부회장 판단이다.
메리츠증권 김종민 대표는 “DCM과 ECM 등 전통 IB 영역의 딜당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빌딜 수익성은 여전하고, 딜 회전율을 높여 투자자본 내에서도 ROE를 높여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고, 이를 위해 소싱경쟁력 확대와 상품채널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급등하는 타 금융주 대비 메리츠금융의 주가가 상대적 소외를 보인 것에 대한 일반 주주의 질문도 나왔다.
◆ 최희문 부회장, “상승장 메리츠금융 주가 상대적 소외...상황 바뀔 것”
최희문 지주 부회장은 “현재 시장제도 개선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개선되는 가운데, 메리츠는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정도가 적다 보니 다른 종목의 저평가 개선폭이 크게 보였다”며, “시장내 자금 순환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있으나 펀더멘털, 체력, 이익 등이 제대로 평가되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메리츠금융이 채권 익스포저를 가지고 있는 홈플러스 매각 상황과 전망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지주CRO 오종원 전무는 “현재 익스포저가 515억원 감소해 1조1652억원 수준이고 105억원 충당금 환입이 이뤄졌다”며,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공개입찰을 통해 두 곳의 인수의향서를 받아 실사 결과에 따라 본입차 참여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전무는 “메리츠는 충분한 가치의 부동산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 추가적인 재무영향도 제한적이며, 매각여부와 메리츠 재무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김용범 지주 부회장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저평가시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고, 고평가시에는 유상증자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원배분 방식”이라며, “다만 한국에서는 마구잡이식 유상증자로 유상증자 결정시 주가가 급락하기 때문에 이후에도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고밸류 상황이 발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메리츠금융 주가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상황이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14일부터 2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주주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며, 21일 FAQ 형태로 답변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