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이차전치 불황 속 자원 확보 움직임 커져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선제적인 투자 속도

호주 미네랄 리소스가 보유·운영 중인 서호주 워지나 리튬 광산. 포스코그룹 제공
호주 미네랄 리소스가 보유·운영 중인 서호주 워지나 리튬 광산.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이 철강·이차전지소재 사업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한 '자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원료 자급률을 확대해 원가 절감, 공급망 안정 등을 선제적으로 이뤄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불황 시기를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1조1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자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지난 5일 약 950억원(6500만달러)를 투자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내 광권을 보유한 캐나다 자원 개발회사 LIS의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

이미 포스코홀딩스가 2018년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주요 광권을 인수한 바 있기 때문에 구축된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면서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추진 중인 기존 리튬 사업과의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가 신규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를 약 1조원(7억65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연 27만t 규모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공급망 자체를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보유 중인 염호 자산, 제련 설비에 더해 리튬 광산 자산에 대한 유의미한 지분 확보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장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자원 확보는 철강·이차전지 불황이 시작되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9월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호주계 광업회사인 블랙록마이닝과 4000만달러(약 537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해 지분 총 19.9%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광산에서 생산되는 흑연을 조기에 확보하며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했다.

핵심 사업인 철강 소재 경쟁력의 경우 최근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물자원그룹(CMRG)과 글로벌 광산업체 BHP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따라 장기계약과 자체 투자 기반 조달망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 대응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꾸준한 철광석 원료 투자로 자급률은 50%를 상회했다"며 "주요 광산 투자를 확대해 시황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장기계약 잔여 물량은 철광석 6400만t, 석탄 1700만t 등이다.

또 지난 2010년 호주 로이힐 광산 투자로는 포스코가 1년 동안 쓰는 철광석의 20% 이상을 로이힐 광산에서 공급받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로 주목받고 있는 핵심광물 기술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며 이어 5월에는 호주 퍼스에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열고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원료 및 희토류 분야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원료가 있는 현지에 자원 전문 연구소를 설치한 기업은 포스코가 국내 최초다. 호주핵심자원연구소는 경제적 저탄소 철강 연·원료 활용기술과 리튬·니켈 원료 분야 원가절감 기술 등 포스코그룹의 핵심사업 분야에서 현지 원료사 및 연구기관과 연계한 과제 수행 등 그룹 핵심광물 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아울러 희토류 공급망 및 고효율 분리정제 기술 연구도 병행하며 추후 차세대 핵심광물 신사업 가능성도 검토하고 현지 정보 교류를 통해 글로벌 우수 광산 등 투자기회를 발굴하는 중이다.

에너지 자원인 LNG(액화천연가스)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 2022년 호주 자원개발 대기업인 핸콕과 함께 천연가스 개발에 특화된 호주 기업 세넥스에너지를 공동 인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분 50.1%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포스코는 HMM 인수를 위해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재 포스코가 유연탄과 철강재, 이차전지 소재 원료 수입에 연간 3조원 가량의 물류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만큼 HMM 인수 시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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