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가계경제 긍정 전망, 李정부 출범 당시(40.1%) → 현재 26.0%
李정부 출범효과 소멸, 한·미 관세협상 후폭풍 및 금리 불확실성 등 부담
국민들의 향후 가정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6월 대비 5개월 만에 상당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효과 소멸과 가계빚 사상 최대 행진, 불투명한 금리인하 조짐과 한·미 관세협상 후폭풍 등 가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산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 넷 중 한 명(26%) 만이 향후 가계경제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30.4%)과 현재보다 나빠질 것(38.7%)으로 보는 국민들이 전체 응답자의 7할에 달했다. 모름(4.8%) 답변도 일부 있었다.
이재명 정부가 갓 출범한 6월 중순 조사와 비교해 ‘긍정’ 전망은 40.1%에서 26.0%로, ‘유지’ 전망은 32.2%에서 30.4%로 각각 하락한 반면, ‘부정’ 전망은 오히려 24.0%에서 38.7%로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31.8%)의 긍정 전망이 가장 높은 가운데, 강원·제주(30.8%), 대전·세종·충청(28.7%), 서울(27.1%)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부산·울산·경남(21.7%)는 가장 낮을 기대감을 보였고, 대구·경북(22.4%)과 인천·경기(25.4%) 등도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경제 주축인 40대(33.4%)와 50대(31.3%)의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70대 이상(14.6%)을 비롯 30대(23.5%)와 60대(25.0%) 등의 기대감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성별로는 가정경제 향상 기대감에서 남성(27.9%)의 긍정 답변이 여성(24.3%)보다 앞서 상대적으로 가계 살림을 책임지는 여성들의 고민이 더 크게 반영됐다.
응답자를 지지정당으로 나눠 보면, 더불어민주당(48.5%)과 조국혁신당(39.5%) 지지자들이 보다 희망적으로 가정경제의 미래를 전망하는 반면, 국민의힘(5.9%) 지지자들은 가정경제 향상 기대감이 한 자릿수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조9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 행진이다. 그나마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줄고, 신용대출 한도가 차주별 연 소득 이내로 축소되면서 신용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위안이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오는 27일 2025년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가능성 전망이 커지는 상황이라 차주들의 이자 부담 고통이 커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기존에 받은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로 대거 바뀌는 시기가 도래하는 것도 서민들의 부담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리는 지난 18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4분기 한미 관세협상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하는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실질 GDP가 1.0%에 그쳐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026년엔 완화적 금융여건과 정부의 재정확대 등을 바탕으로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중 소득여건의 구조적인 개선이 불투명하고 금리인하 속도 또한 더딜 것으로 예상되어, 소비증가세가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2026년 실업률은 2.9%로 올해(2.8% 추산)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고 “2026년 취업자수 증가 폭은 약 15만명으로 올해(18만명 추산) 대비 증가폭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RDD 방식)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