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형 피드 논란 3개월 만에 방향 전환…“사용자 선택권 강화”
카카오가 다음달 카카오톡 친구탭을 기존 목록형 중심 구조로 되돌린다. 지난 9월 격자형 피드 방식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한 지 불과 석 달 만이다. 이용자 불편과 반발이 거세지자 사실상 ‘원상 복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2월 중 카카오톡 친구탭 첫 화면을 기존 목록형 기반으로 복원하는 업데이트를 배포할 예정이다. 구체적 날짜는 조율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4분기 내 복원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 직후 이용자들의 불편 제기와 1점 리뷰가 급증해 ‘롤백’ 요구가 이어졌던 만큼, 우선순위를 조정해 12월 업그레이드 일정으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핵심은 ‘선택 옵션’이다. 이용자가 설정에서 기존 목록형 친구탭 또는 현재의 격자형 피드 탭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양쪽 구조를 병행 지원한다. 사실상 기본은 목록형으로 돌리고, 피드형은 원하는 사용자만 쓰도록 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정체성 훼손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일부 이용층을 위한 피드 기능은 유지하는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친구탭 복원 외에도 예정에 없던 추가 기능 업데이트를 함께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이프(if) 카카오’ 행사 이후 카카오톡 전반의 기능 정비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다시 논의됐고, 일부 UI·UX 개선 작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9월 23일 공개된 격자형 피드형 친구탭은 인스타그램·틱톡식 소셜 피드 요소가 강조되며 “메신저 본연의 기능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용자 불만이 급증했고, 카카오는 결국 9월 29일 기존 친구목록 화면을 4분기 내에 복원하겠다고 알렸다. 당시 카카오 주가가 6만원 밑으로 내려오면서 이용자 이탈 리스크가 부각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달 7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4분기부터 친구탭 개편을 포함한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카카오톡의 핵심 기능과 플랫폼 방향성을 재정비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