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ETF ‘ACE’ 리브랜딩 3주년... ‘투자 원칙’ 강조
배재규 “성공 투자는 방향과 시간…테크 안목 길게 가져야”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투자 철학을 담은 책을 펴내고, 장기 투자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 “고점·버블 논쟁은 소음…성공 투자는 방향과 시간”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ACE ETF 리브랜딩 3주년 기념 투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배재규 대표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투자자들이 계속 단기 투자로 사고팔기를 반복한다는 걸 봤다”며 “투자자가 제대로 돈을 벌려면 상품만이 아니라 투자 안내가 필요하다고 느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그 책의 핵심을 설명하고, 그동안 세미나에서 많이 받았던 질문에 답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투자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세상이 가는 방향’이라고 못 박았다. 배 대표는 “지금 시장이 고점이냐 아니냐, AI가 버블이냐 아니냐를 알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며 “그런 건 그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할 얘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소음일 뿐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면 훨씬 편해진다”고 덧붙였다.
배 대표는 성공 투자의 조건을 “방향과 시간”으로 정리했다. 그는 “방향은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 즉 세상에 대한 이해이고, 시간은 투자 뒤 변동성을 견디는 나에 대한 이해”라며 “세상에 대한 이해와 내 감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재규 대표는 “부자는 미래 특정 시점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의 소비를 양보하는 사람”이라며 “매번 투자에서 당장 돈을 벌려 하면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원금 손실 위험” 외에, “위험을 감수한 만큼 수익을 못 얻는 위험”, 그리고 “수익이 나도 변동성이 커 불안해 중간에 포기하는 위험”을 들며 “마지막이 가장 어렵다. 투자를 유지하지 못하고 포기할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정을 이겨내려면 개별 종목은 어렵다”며 “묶음으로 투자해야 변동성을 견딜 수 있다. 그래서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마 ETF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한 종목보다 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도 했다.
이어 “미래 성장은 테크 기업에 있다. 제조업이 아니다”라며 “제조업 중심 가치투자 논리를 펴기엔 이미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가치 창출을 테크 기업이 하고 있다. 그 흐름을 보지 않으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배 대표는 “시장 뉴스에 매달리지 말고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에 관심을 두라”며 “그 방향을 이해하면 투자도 훨씬 단순해진다”고 말했다. 또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시간을 써야 한다”며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찾기보다 방향을 믿고 버티는 투자를 하라”고 덧붙였다.
◇ “고객 이익 최우선 철학으로 8배 성장…테크 중심 ‘더 퍼스트’ 전략”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회사의 이익보다 고객의 이익이 먼저라는 믿음으로 출발했다”며 “고객이 돈을 벌어야 신뢰가 쌓이고 회사도 성장한다는 원칙이 ACE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론이 혁신적인 ETF와 ETF 기반 자산 솔루션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이어졌고, ETF운영본부와 솔루션본부가 출범했다”고 덧붙였다.
성과는 숫자로 설명했다. 그는 “ETF 시장이 3.7배 커지는 동안 ACE ETF는 8배 가까이 성장했다”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42%로 업계 1위다. 고객 가치 지향이 말이 아니라 고객의 선택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운용 철학은 “미래 성장에 장기 투자하자”로 요약했다. 남 본부장은 “단기 변동성보다 구조적 성장을 믿고 미래를 바꿀 산업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왔다”며 “리브랜딩 이후 신상품의 약 70%가 테크 상품이고, ACE 테크 라인업은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상품 전략으로는 “더 퍼스트, 올 더 엑설런트”를 내세웠다. 그는 “고객이 필요하면 가장 먼저 만들겠다는 전략과, 남이 만든 지수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직접 연구해 최고의 커스텀 지수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며 “리브랜딩 이후 출시한 56개 상품의 약 89%가 자체 지수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ACE가 운용하는 ETF는 103개라고 덧붙였다.
대표 상품 성과도 강조했다. 남 본부장은 “ACE 글로벌반도체는 순자산 6100억원 규모로 반도체 ETF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는 국내 최초 해외 장기채 월배당 ETF로 미국 장기채 ETF 중 가장 큰 순자산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데일리 옵션 커버드콜 ETF, 금 현물 ETF 등 ‘시장에 없던 것’을 업계 최초로 계속 만들어 왔다”고 했다.
남 본부장은 “앞으로도 시장보다 한 발 앞선 상품, 고객에게 유리한 구조, 장기 성장을 증명하는 성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며 “ACE는 고객과 오래 가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 “3조원대서 20조원…ACE, 3년 만에 ETF 시장 판도 바꿨다”
한편 이날 김동환 삼프로TV 의장은 “한국 자산운용업계 혁신을 상징하는 ACE의 성공적인 리브랜딩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배재규 사장님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임직원들의 헌신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자리는 단순한 3주년 축하를 넘어, 2022년 10월 KINDEX라는 익숙함을 버리고 ACE라는 이름으로 과감한 변신을 선언했던 용기 있는 결단이 맺은 결실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했다.
그는 ACE의 성장 수치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김 의장은 “리브랜딩 당시 3조원대에 머물던 순자산 총액이 2025년 9월 말 현재 20조원을 돌파하며 ‘20조 클럽’에 입성했다”며 “3년 만에 580% 성장했고 시장 점유율도 8%대로 두 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채권형 상품 성과도 거론했다.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2조3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채권형 ETF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의 성공은 ACE가 시장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 준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ACE의 도약과 성장에는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대표의 탁월한 혜안과 리더십이 있었다”며 “취임 직후 ‘고객 경험 중심’ 철학을 심어 자산운용의 본질을 숫자 관리가 아니라 고객 경험 혁신으로 재정리한 결단이 ACE를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ACE 리브랜딩 성공에는 삼프로TV 같은 금융 미디어의 시장 기여도 함께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ETF 같은 유익한 투자 수단의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장 큰 공은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배재규 사장님, 임직원들에게 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불과 3년 만에 20조원이 넘는 자산을 모아 국내 ETF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은 투자자와 운용사가 함께 만든 위대한 여정”이라며 “고객 가치 중심이라는 초심을 지키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의 ETF 브랜드로 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