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우려를 나타낸 것을 두고 날로 침체하고 있는 시장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론을 적극 견지한 바 있어 이번 최저임금 인상 우려 표명에 경제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총책임자인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길 수 있는 경제정책을 내놓을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총리는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비공개 조찬 회동 이후 "하반기에 있을 수 있는 하방 위험요인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하반기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외 대외변수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당장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올해보다 10.9% 인상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 이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소득분배나 양극화 문제, 취약계층에 있는 근로자를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분명이 있다"면서도 "경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번에 최저임금을 올린 것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자의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우려가 있다"면서 "혁신성장 측면에서 경제를 활용하는 심리적인 마인드를 촉진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도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높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에 우려한다"고 했다. 

이런 김 부총리의 우려감은 5월 고용동향이 발표되며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게 사실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5월 고용동향' 발표 이후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를 열어 "5월 고용동향 내용이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경제정책의 총책임자가 '충격적'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상황으로, 경제가 심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경제정책 총책임자가 쓰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다. 

당시 5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7만2000명 증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김 부총리의 발언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11일 통계청이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자 김 부총리은 더욱 조급해진 모습을 보였다. 6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6000명을 기록하면서 5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다음날인 12일 경제현안간담회를 열어 최저임금이 고용부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 영향이 있지 않았나 한다"며 "일부 연령층, 즉 젊은층과 55~64세에 영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성장'에 더욱 주력했으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규제개혁에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경제현안간담회 이후 곧바로 국회로 이동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 규제 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규제 샌드박스 5법, 스마트도시법 인터넷은행 지분 규제 관련 은산분리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의 법안을 직접 열거해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지난 6일부터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화하는 점도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총리는 이 총재와 만난 직후 "미·중 무역마찰 등 여러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무역환경, 국제금융환경, 대내적으로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제 위험요인도 같이 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국내 하반기 경제방향에 최저임금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에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김 부총리가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 발표에 시장의 이목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