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15% 넘나…박원순시장 투표참여 호소문 발표

4·13 총선 사전투표가 8~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11개 사전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되는 3511개의 사전투표소 어느 곳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는 자신의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가 가능한 제도다. 이번 총선에서는 출장과 여행자를 위해 서울역과 용산역, 인천공항에도 사전투표소가 설치됐다.

이에 따라 여야도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본격 시작된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지지층을 결집시키기위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30%가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부동층을 적극 유인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물론 각 지역구 후보들도 전력을 쏟고 있다.

총선에서 첫 실시되는 이번 사전투표는 투표율이 15%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14.0%가 사전투표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전투표 결과는 총선 승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전투표는 처음 도입된 지난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4.9%, 같은해 10·30 재보선에서 5.5%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 단위로 처음 도입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율이 11.5%로 뛰어올랐다. 같은해 7·30 재·보궐 선거에서는 7.9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20~30대 젊은층의 참여가 높아져 진보정당에 유리하고, 반대의 경우 보수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있다.

여야는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50대 이상 중·장년층 뿐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 관심을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하나 의원을 사전투표위원장으로 선임하고 20% 사전투표율을 목표로 설정했다. 국민의당도 중도층을 겨냥한 홍보전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도 “투표 용지는 대한민국 주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4.13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호소했다. 박 시장은 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명선거 및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행사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명선거 및 투표참여 호소문>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에밀리 와이딩 데이비슨’을 아십니까? 1913년 6월 4일, 런던의 한 경마장. 한 여자가 달려오는 말 앞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녀는 말발굽에 밟혀 쓰러져,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 나흘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당시 영국의 귀족남성들은 그녀의 사고를 경마대회를 지연시킨 골칫거리 정도로 치부했습니다. 그녀의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모여들었고, 그녀의 죽음으로 여성 참정권 운동이 더욱 거세게 타올랐습니다. ‘에밀리 와이딩 데이비슨’ 이 여성은 바로 여성의 참정권 운동의 선두에 서 있었던 운동가였고 세상의 무관심에 항의하고 여성참정권운동을 세상에 강력히 알려내기 위하여 달리는 말 앞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여성들은 곳곳에 불을 지르고, 하원을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에 끌려간 여성들은 단식 투쟁으로 맞섰고, 감옥의 간수들은 이들의 입을 강제로 벌린 뒤 음식을 먹였습니다. 이런 큰 희생과 오랜 고난의 투쟁으로 1928년에야 영국의 여성들은 투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여성들이 투표권을 갖게 된 것이 1920년, 1971년 스위스 여성들이, 2015년 사우디 여성들이 참정권을 갖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투표권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이들이 피와 땀으로 만들고, 지켜낸 것입니다. 이런 희생이 있었기에 보통참정권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헌법 제1조 1항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에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이런 헌법정신을 지키는 위대한 행동입니다.

땅의 주인임을 알려주는 것이 땅문서이듯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보여주는 것이 투표용지입니다. 기권도 투표장에서 하십시오. 그래야 주인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주인된 권리를 포기한 벌은 혹독 했습니다. 1923년, 아돌프 히틀러가 한 표차로 나찌당의 당수가 됐습니다. 히틀러 통치기간동안 일으킨 전쟁과 폭정으로 3천만명 이상이 희생됐습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한 표의 저주였습니다.

누군가의 한 표는 20세기 가장 악명 높은 독재자를 탄생시켰고, 누군가의 한 표는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꿨습니다.

1875년, 프랑스가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뀐것도

1868년, 앤드류 존스 대통령의 탄핵을 모면한 것도

1649년, 영국왕 찰스 1세의 처형도

누군가의 한 표였습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투표용지는 탄환보다 강하다’고 했습니다. ‘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어낸 작은 힘은 바로 투표에 참여하는 작은 행동입니다.

투표로 말하세요. 욕도 칭찬도 투표로 합시다.

오는 4월 13일 선거일이자 대한민국 주인 되는 날입니다. 4월 13일, 투표할 형편이 안 되시면, 사전투표 기간인 4월 8~9일 전국 읍·면·동 투표소나 인천공항, 서울역, 용산역 등에 추가로 설치된 투표소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합니다.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입니다. 내일 이른 아침 서울역 사전투표장에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해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합니다. 저도, 투표로 말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아야 미래가 바뀝니다.

<사진=뉴시스>'여러분 투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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