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자동화·책임 논쟁까지… AI 에이전트 새로운 금융질서 불러와

키란 쿠마르 케사바라푸 구글 대표.
키란 쿠마르 케사바라푸 구글 대표.

키란 쿠마르 케사바라푸 구글 대표는 “모바일과 AI 에이전트가 결제·투자·소비 전 과정을 대신 수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AI는 더 이상 답변만 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존재’가 됐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폰 이후 두 번째 파도… AI가 결제·투자·소비 전 과정을 대신하는 시대


26일 이 케사바라푸 구글 대표는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 “모바일은 세상을 통째로 뒤집어 놓았다”며 “아시아와 한국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하루의 상당 시간을 스마트폰으로 보내고, 길 찾기부터 장보기·결제까지 대부분을 앱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이제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긴 문장으로 질문하면 바로 요약·비교·추천까지 받는 경험을 당연하게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금융 소비자는 이제 개인화를 기대하는 수준을 넘어 요구하는 단계에 왔다”며 “개인화는 고객 만족의 문제가 아니라 매출의 문제이고, 데이터를 잘 활용한 개인화 경험은 비즈니스 결과를 분명히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스피커나 냉장고를 살 때도 최고의 경험을 기대하는 소비자라면, 자신의 돈과 관련된 금융 서비스에서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케사바라푸 대표는 “과거에는 사용자가 질문을 보내면 AI가 요약 답변을 주는 ‘어시스턴트’에 가까웠지만, 지금의 AI는 복잡한 작업을 여러 단계로 쪼개 실제 실행까지 하는 ‘에이전트’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젊은 직장인 ‘세준’을 예로 들며 “에이전트는 이번 달 예산을 확인하고,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파티용 옷을 찾고, 거의 쓰지 않는 구독을 해지해서 적금이나 투자에 돌리자는 제안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이러한 변화는 금융 전반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그는 “개인 재무 영역에서 AI 에이전트는 사실상 ‘대중의 프라이빗 뱅커’가 될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저축 비율을 조정하고, 위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바꾸며, 예금·적금 상품을 자동으로 갈아타게 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 에이전트가 대신 거래를 실행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사용자·상인·금융회사·에이전트 설계자 가운데 누구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케사바라푸 대표는 개방형 표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력한 플랫폼이 배포하는 에이전트뿐 아니라 서로 다른 회사의 에이전트가 함께 동작하려면 개방형 프로토콜이 필수”라며 “에이전트가 수행한 거래마다 암호학적으로 서명된 증거가 남는 신뢰 인프라를 갖추고, 그 위에서 금융과 커머스가 더 큰 신뢰를 얻도록 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 “AI·클라우드·디지털 인프라, 향후 5년 게임체인저”


솝낸두 모한티 GFTN 대표는 “올해와 내년은 금융산업이 ‘엄청난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시기”라며 “지난 10년간 산업의 성장을 지켜봤지만 지금처럼 큰 변곡점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변화를 이끄는 세 축으로 AI와 클라우드, 디지털 공공 인프라를 꼽았다. 모한티는 “클라우드는 규모와 성장 측면에서 금융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며 “여러 신흥국에서 디지털 공공 인프라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5년 동안 이 세 요소를 중심으로 금융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한티 대표는 “한국의 국가 AI 정책 프레임워크를 봤는데, 한국은 준비가 돼 있고 시장도 은행도 AI를 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를 도입하는 은행에는 윤리성, 책임성, 투명성 원칙을 규제당국이 요구할 것이고, 이런 원칙을 강하게 적용하는 나라일수록 AI가 은행 시스템의 핵심으로 빨리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솝낸두 모한티 GFTN 대표.
솝낸두 모한티 GFTN 대표.

모한티 대표는 “미래의 금융은 스마트 컨트랙트와 토큰화된 금융상품 위에서 돌아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크립토커런시의 큰 팬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법정통화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통화는 미래 금융의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암호화 표준은 이미 취약해지고 있어 금융 부문은 양자암호 기준으로 보안 인프라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금융과 핀테크는 협력할 때만 성공할 수 있고, GFTN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함께 아시아 시장에서 생태계를 잇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위원장은 “세계적인 핀테크 산업의 현장이 돼서 우리 금융 산업도 전 세계로 나아가는 위치까지 올라갔으면 한다”며 “지금 이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기적과 능력만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전에 이억원 위원장이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잘 설명했다”며 “여러분이 힘을 모아 그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야 대한민국 금융이 전 세계가 믿는 금융 강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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