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RV 판매 호조에 연간 영업익 12조 전망
반도체 공급 부족에 생산 차질…노조 리스크·품질 이슈
출시 한달 만에 스티리아도 품질 논란...대안 마련 집중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장 확대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레저용 차량(RV)의 선전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질주하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심화로 국내외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했고 노조 리스크에 최근에는 출시 한달 만에 ‘스티리아’가 품질 논란에 휩싸이는 등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조7847억원으로 작년 동기(2020년 2분기) 대비 202.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192.9% 늘어난 7조1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53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63.5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으로는 4조80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32.69%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11조8천억원을 넘어서며 2012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 수준(11조9천59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기저 효과와 수요 회복으로 반등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돼 차량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긴급하게 필요한 반도체 물량은 가격을 높여서라도 구매해야 하는 상황으로, 직접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생산 차질 역시 계속 발생 중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산공장에서 4월 2차례에 걸쳐 4일간 가동을 중단했고, 이달 들어서는 울산·아산공장에서 4차례 휴업을 했다. 기아도 반도체 수급난 이후 처음으로 광명 공장에서 1차례 가동을 중단했고, 이날까지 미국 조지아 공장도 휴업한다.
자동차 생산 원가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단가는 약 471달러로, 생산원가 내 비중은 약 2%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20% 일괄 상승하게 되면 생산원가는 약 0.4%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노조 리스크도 발생 중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6일에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교섭에 돌입했다. 예년보다 상견례 일정을 앞당기며 빠른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 투자와 고용 보장 등의 쟁점이 변수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현지 생산 등을 포함한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해외 투자에 앞서 국내 공장 고용 보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품질 이슈가 계속 불거지는 것도 부담이다.
현대차가 22년만에 선보인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는 출시 한 달 만에 투어러 모델의 일부 차량에서 창문(2열 파노라믹 윈도우)을 비스듬히 열어 둔 상태에서 문(후석 슬라이딩 도어)을 닫을 경우 충격으로 창문이 깨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주선을 닮은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은 스타리아마저도 품질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스타리아는 벨트라인을 최대한 낮추고 통창형인 파노라믹 윈도우를 적용해 측면에서 보면 차량의 절반 정도를 창문이 차지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창문의 크기가 커지면서 문을 닫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같은 사양의 모델에서 창문 파손 우려가 있어서 손상 방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서비스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문제 차량 보유 고객에게 엔진오일 교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추가 보상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리아는 현대차의 기존 소형 상용차종 ‘스타렉스’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지난달 15일부터 지금까지 약 2000대가 출고됐다.
현재 창문이 깨진 차량만 수백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서둘러 조치 방안과 추가 보상 방안 등을 검토 중이지만, 스타렉스 후속 모델임을 거부하고 야심차게 이름까지 바꾸며 내놓은 신차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리콜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국토교통부는 제네시스 G80(DH) 22만대와 그랜저(IG) 19만대, 스포티지(QL) 18만대, K7(YG) 10만대 등 현대차·기아 4개 차종 70만대에서 전자제어 유압장치(HECU)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리콜)를 내렸다.
이달 초에는 미국에서 2013∼2015년 싼타페 20만3천대 등 18만7000대가 엔진 화재 가능성으로 리콜에 들어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