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과도한 위험성향 “위험하다” 경고…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딱히 방법 없다”

스팩 열풍 원조 미국도 조사 들어가자 1월 이후 하락세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상장돼 있는 페이퍼컴퍼니 스팩(SPAC) 투자가 과열을 넘어 비이성적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유의미한 정보 없이 무조건적인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지켜만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신한제 6호, 7호 스팩, SK4호, 5호, 6호 스팩 등 5개 상장 스팩이 상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20% 이상 급등한 스팩만 10개를 기록했다. 기타 10%대 상승 종목도 수두룩하다.

스팩은 상장되지 않은 특정 종목과의 합병을 위해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형식상 회사(Paper Company)다. 법인으로서의 회사 외관은 갖추고 상장돼 있지만, 실제 기업활동은 없고, 최초 투자된 금액에서 나오는 이자로 관리인들의 월급과 사무실 등 관리 비용만 나갈 뿐이다. 한마디로 기업가치의 등락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스팩은 처음 만들 당시 나중에 좋은 기업을 만날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설립 당시 인수 후보군을 상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처럼 59개나 되는 많은 스팩이 상장된 경우에는 꼭 그렇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스팩 주가 역시 미동이 없다가 특정 기업과의 합병설이 흘러나오면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스팩 투자의 흐름에 따른 주가 급등은 그런 기업 합병설과는 무관해 보인다.

흥국증권 송재경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정부 들어 장미빛 전망에 기대 유명인들이 가세하며 스팩이 과열 조짐을 보였으나, 정부차원의 조사이야기가 나오자 상장이 뚝 끊기고 있다”며, “작년 한해 미국에서 상장된 스팩 수가 직전연도 까지 생긴 모든 스팩 수의 2.5배에 달할 만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1일 스팩 주가의 과열 양상에 대해 “거래소 차원에선 스팩의 시세조정, 미공개정보 활용 유무, 부정거래, 허위사실유포 등과 관련된 혐의점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나 딱히 특이점이 발견되고 있지 않다”며, “일반 종목과 달리 시세조정을 하려는 세력이나 다수의 공모에 의한 움직임을 찾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IB본부 IPO팀 관계자는 “올 들어 거래소 이사장께서 취임 100일 간담회를 통해 혁신 기업의 상장을 적극 돕는다는 취지에서 숫자에만 얽매인 상장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것을 시장에서 오해하면 안된다”며, “거래소도 가능성 있는 기업의 상장을 돕겠다는 것은 좋지만 자칫 자격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일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발언 등으로 주의환기를 통해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것이 불측의 피해자를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재경 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1월 고점을 찍고 스팩 과열이 진정되는 양상인데 우리는 뒤늦게 과열 바람이 불고 있다”며,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자칫 묻지마식 투자로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게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스팩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서 ‘Renaissance IPO ETF’ 또는 ‘Definance NextGen SPAC IPO ETF 등을 살펴보면 우리보다 앞서 스팩 열풍을 겪은 미국의 스팩 투자 관련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지시각 지난 달 26일, 스팩투자자보호 검토를 밝힌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제공=연합뉴스)
현지시각 지난 달 26일, 스팩투자자보호 검토를 밝힌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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