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판데어 벨렌 당선, "국가의 분열 해결 위해 최선"

22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통령 결선투표와 다음날까지 이어진 개표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오스트리아 대선은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 소속 국가수반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신들은 23일(현지 시각) 무소속으로 출마한 알렉산더 반 데어 벨렌(72·사진) 전 녹색당 당수가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좌파 녹색당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가 극우 성향의 노르베르트 호퍼 자유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무소속 좌파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가서 극적으로 극우 후보를 꺾은 것이다.

극우 정당인 자유당의 항공 엔지니어 출신인 노르베르트 호퍼(45)는 현장 투표에서 51.9%를 얻어, 48.1%를 득표한 녹색당 출신의 알렉산데르 판 데어 벨렌(72)를 따돌렸다. 두 사람의 표 차는 14만4000표였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개표를 진행한 74만여 유권자의 부재자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한 판데어벨렌 후보는 최종 합산 결과 과반인 50.3%를 득표하며 49.7%의 호퍼 후보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이렇게 하여 극우 나치의 기억이 선명한 오스트리아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 소속의 국가 수반을 선출한 유럽 국가가 될 뻔한 ‘오명’을 간발의 차로 비켜났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녹색당 당수를 지낸 72세 후보의 막판 대역전극 덕분이다. 오스트리아판 ‘샌더스’다.

그러나 근소한 표차로 좌파 성향의 반데어벨렌이 승리하기는 했으나, 호퍼와 극우 진영은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켜 ‘사실상의 승자’가 됐다는 평가다. 호퍼가 당선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선 처음으로 극우 정당 출신의 국가 수반이 될 참이었다. 자유당은 더욱이 나치 색채가 있는 정당이다. 나치에 대한 금기가 깨지는 셈인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난민 통제를 강화하고 유럽 통합을 반대하며 '오스트리아의 트럼프'로 불리는 호퍼 후보가 강력한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렸으나, 난민 친화적 공약을 내건 판데어벨렌 후보가 결국 극적 드라마를 연출하여 당선되었고 그는 당선 소감에서 "국가의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누구나 서로 다른 생각을 말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친유럽 성향 좌파 대선후보의 승리한 판데어 벨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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