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시 중구 남산동 소재 전태일 열사 옛집 방문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있는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 이재명 지사가 28일 대선후보들 중 처음으로 방문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SNS)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있는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 이재명 지사가 28일 대선후보들 중 처음으로 방문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SNS)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마라!”

지난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반경, 청계천 평화시장 앞길에서 한 젊은이가 불길에 휩싸여 단말마처럼 이같이 고함을 지르고는 쓰러졌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슬프고 아름다운 신화는 이렇게 탄생했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있는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 거론되는 대선 후보 가운데 이곳 방문은 이재명 지사가 처음이다. 지난해 시민단체 ‘전태일의 친구들’이 시민성금을 모아 매입해  올해부터 옛집을 보수해 전태일 열사와 노동 관련 기념관으로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는 지난 30일 저녁 자신의 SNS를 통해  “흔히 '기름밥 먹는다'는 말이 공장 노동자들끼리 스스로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지만 저는 언제나 '기름밥 먹던 노동자 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는 편이며, 고된 육체노동 끝에 찾아오는 충만함은 땀 흘려 일한 자들의 특권”이라면서 “오늘 옛집에 다녀온 전태일 열사도 그랬을 것이며,  노동자로서 스스로 존엄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세상을 바꾸고자 동분서주하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회한의 글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는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을 불태우며 스스로의 몸에도 불을 붙이셨지만 당신께서 가졌던 노동자로서의 긍지는 대대로 계승돼 결코 재로 남아있지 않다”며 “열사가 가신지 올해로 51년이 돼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지만, 저임금에 타이밍 먹어가며 일하던 공장 노동자의 삶은 이제 최저임금 남짓 받으며 장시간 노동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으로 바뀌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숨 막히는 더위의 물류창고에, 배달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도로 위에,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두는 마지막 출근길에, 그리고 종일 모니터 앞에서 씨름하는 사무실에, 청년 전태일들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면서, “51년이 지난 지금도 전태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고자 애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대학생 친구 한 명을 간절히 바랐던 청년 전태일 옆에, 감히 소년공 출신 정치인 이재명이 선다”며 “공정한 시장을 만들고 저성장의 벽을 넘어 국민 모두가 최소한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받는 사회. 말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후보는 “언제나 이재명의 뿌리를 잊지 않겠다.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도, 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의 뿌듯함도, 고단함 속에 느꼈던 동료들과의 우정도 모두 40년 전 기름밥 먹던 공장에서 배운 것들”이라고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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