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시장의 문제…서민금융에 더 많이 신경쓰겠다"
“보험사 오픈뱅킹 참여허용…1사1면허제 완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금리, 사업권 규제 등 그간 정부가 취해온 고강도 금융규제를 완화해 시장 자율성을 확대할 뜻을 시사해 관심이 모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위원장·보험업계 간담회 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은행권 예대마진 확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런 시대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의 이자소득이 국민의 부담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시장에서 그렇게 되는 문제”라며, 대출금리 인상의 적절성에 대해 “예대마진 문제는 가격과 관련된 것이어서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다만 고 위원장은 “서민·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에 대해 여러 가지 대책이 있다"며 "서민금융에 더 많이 신경을 쓰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모인 보험업계 대표들은 이익 창출 여력이 위축된 보험업의 경쟁력 제고방안과 소비자보호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업계 대표들은 이른바 빅테크 회사들과 기존 금융업권 사이의 규제 차별 해소, 플랫폼 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집중 요구했다.
고 위원장은 "보험사 앱이 생활 속 '원앱(One-App)’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오픈뱅킹 참여를 허용하고,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 허용도 검토해 플랫폼에서 계좌 조회·이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1사1라이선스(하나의 회사는 하나의 보험업 면허만 부여) 허가정책 유연화를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플랫폼 온라인 보험대리점 제도 마련에 상품비교 의무, 수수료 체계 등 소비자보호 측면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규제 해소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소비자보호 부문을 강조했다.
이날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접한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 영역에 정부가 고삐를 죄어왔던 것을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시장의 자율권을 넓혀 정상화의 과정으로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 고착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보험업계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일부 바로세우는 과정”이라며, “건전한 경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돼 소비자보호 측면의 구멍은 막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