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대대적 정비로 연이은 주관계약...2022년 이후 본격 성장 기대
올해 ‘로보로보’ 유상증자 이은 스팩 상장으로 전열 정비

전통의 DCM(채권자본시장) 강자 교보증권이 자사의 강점인 스팩(SPAC) 신규 상장에 나서며 ECM분야 조직 정비 이후 본격 비상(飛上) 채비를 갖추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전일 금감원에 교보11호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스팩)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주당 공모가 2000원, 공모 규모 84억 원인 이번 스팩 상장은 12월 6~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9~10일 일반공모 청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교보증권은 해를 넘기기 전에 ECM(주식자본시장) 분야 추가 딜을 이어가게 됐다.
DCM분야의 명성 대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부족했던 ECM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교보증권은 올 한해 대대적인 조직 정비와 우수 인력 수혈을 통해 관련 레코드를 새롭게 쓰고 있다.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 단행으로 IB부문 산하에 ECM본부 신설을 통해 IPO, 유상증자, 메자닌, 신기술투자, 사모펀드(PEF) 운용을 전담하도록 했다.
조직개편과 동시에 ECM인력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SPAC과 IPO 중심의 ECM1부 외에 상장 기업금융 중심의 ECM2부를 신설해 업계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내년에는 M&A 자문 및 인수금융 전담 ECM3부 신설도 앞두고 있다.
가시적인 효과는 이미 시작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기 상장돼 있던 교보8호스팩과 ‘원바이오젠’간 합병을 시작으로 지난 6월과 10월에 이성씨엔아이와 토마토시스템 코넥스 상장주관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2017년 로체시스템즈 이후 약 4년 만에 로보로보 유상증자로 ECM분야 레코드를 다시 써나가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전문가 집단 간 네트워크에 의해 딜이 진행되는 특성상 로보로보 유상증자는 올해 신규 영입된 IB인력들에 의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특히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분야 강자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9년 10월 국내에 스팩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교보증권은 초기부터 스팩 상장과 합병 시장에 굵직한 족적을 남겨왔다. 2010년 상장한 교보KTB스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개의 스팩을 상장시켰다. 업계 전체로 현재까지 스팩 상장이 200개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상당한 실적이다.
특히 업계 스팩합병 성공률이 60%대에 머무는 현실에서 상장시킨 10개 중 9개의 합병 성공으로 90%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스팩은 상장 당시에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명목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를 거래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과의 만남으로 성공적인 합병에 이를 때 의미를 갖게 된다.
합병이 되지 않을 경우 모인 자금은 투자자들에게 되돌아가 합병 실패가 곧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소가 요구하는 상장요건을 빠르게 갖추기 어려운 기업들과의 합병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기업을 찾는 선구안이 중시되는 IB 비즈니스다.
회사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상장시킨 스팩들과 합병된 나무기술, 나인테크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공모가 대비 약 3배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 합병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향후에도 스팩 상장 전문성을 기반으로 연간 2~3건의 신규 스팩을 설립하여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에 적극 서비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그간 초대형 증권사가 주도해온 ECM 시장에서 Mid-Small Cap에 적합한 IPO모델을 차별화했고, 스팩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로 내실을 기해왔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ECM분야의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DCM 분야와의 어깨를 나란히 해 IB에 강한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일신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스팩 뿐만 아니라 직상장으로까지 IPO 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2~3년 내 IPO 뿐만 아니라 중장기에도 상장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주관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0여건의 대표주관 인벤토리를 쌓아 2022년부터 본격적인 IPO 주관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IPO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기업 중 단기간 내 상장 가능한 기업에 대해 자기자본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인수수수료에 집중하지 않고 좋은 투자 건에 대해 수익도 올리며 책임있는 모습으로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는 선순환을 시도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교보증권은 올 들어 헬스케어, 반도체 및 IT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 IPO 주관계약과 함께 총 4건의 Pre-IPO 투자를 집행했으며, 연말에 2건의 투자가 추가 될 예정이다.
IPO 영역 확대를 위해 단기간 내 코스닥 이전상장이 가능한 코넥스 신규상장 주관까지도 적극적으로 수임하고 있다.
최근에 위세아이텍, 원바이오젠, 나무기술, 미디어젠 등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성공시켜 코넥스 시장의 조성 이유인 상위 시장으로의 징검다리 역할 수행을 통해 ECM라인업을 완성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ECM과 DCM은 함께 성장할 때 상호 견인 효과가 있다”며, “교보증권이 DCM 분야에서 쌓은 명성과 새롭게 정비한 ECM조직의 성과가 만난다면 상호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